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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묵상강론 마르 16,15-18 "아들아!"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1. 26. 11:07

20210125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묵상강론 마르 16,15-18 "아들아!"

 



"아들아!"

라는 짧고 강렬한 말이 제 기억에 강하게 자리잡게 된 것은 주일학교 교사를 막 시작하던 해였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성당에서도 고등부 활동을 마치고 주일학교 교사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세례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그 때 제가 무얼 얼마나 안다고 주일학교 교사를 했는지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나누고 전해주었던 주일학교 교사시절은 정말 소중하고 귀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주일학교 교사 연수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일정 중에 작은 그룹 별로 성경의 한 장면을 연극으로 표현하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한 조가 무엇을 했었는지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 성당의 한 아버지 교사 분께서 계시던 연극의 한 장면이 지금도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그 그룹이 했던 장면은 "돌아온 탕자"입니다. 그 연극의 클라이막스는 떠나간 아들이 아버지에게 돌아오자 아버지가 반기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그 때 아버지 역을 맡았던 그 교사분은 이 한 마디로 그곳에 있던 많은 참가자들을 울렸습니다.

"아들아!"

그 날 이후 제게 성경 속의 돌아온 탕자의 장면은, 그 날 그 교사분의 격정어린 한 마디 대사와 둘러싸고 있던 그곳의 분위기와 함께 감동을 받으며 눈물짓던 사람들의 마음들에 대한 기억으로 저를 항상 안내합니다.

때로 우리는 많은 말이나 글보다 눈 앞에서 바라보며 듣는 짧은 순간들로부터 더 큰 영향을 받곤합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회심을 기리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회심의 장면도 그렇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정말 열정과 에너지로 가득찬 인물로 보입니다. 열심했기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자신의 신념에 따라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고 잡아 갔었습니다. 그런데 순교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의 어떤 말도 조금도 움직이지 못했던 바오로 사도의 마음은 한순간 예수님을 체험한 것으로 완전히 뒤집어 집니다. 아마 그 체험은 그가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순교하는 순간에도 그 때의 기억으로 바오로 사도를 안내했을 겁니다. 아마 이런 음성이 그의 마음에 남았을 것 같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너는 왜 나를 박해하느냐?"


오늘 마르코 복음은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온 세상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고 열 한 제자를 파견하시는 장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회심 축일에 이 복음을 묵상하며 복음을 선포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사울의 체험과 또 제가 옛날 들었던 한마디 "아들아!"를 떠올려 봅니다. 때로는 많은 말과 긴 글보다 부족하더라도 신실히 노력하는 삶의 한 장면이 더 많은 것을 전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합니다. 그리고 비록 제 삶이 부족하지만 예수님께서 따를 것이라고 하신 표징은 훌륭한 이들에게가 아니라 믿는 이들에게라는 말씀에 위로와 용기를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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