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르코복음 29

20250303 연중 8주 월요일 묵상강론 마르 10,17-27 [ 오늘 하루에 충실한다는 것 ]

20250303 연중 8주 월요일 묵상강론 마르 10,17-27 [ 오늘 하루에 충실한다는 것 ]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위해 한 생을 노력해 온 놀라운 청년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계명들을 이 청년은 이미 잘 지켜왔습니다. 그 말과 태도가 얼마나 진실했으면 예수님께서 이 청년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셨을까요?  그래서 예수님은 그 청년에게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마지막 하나 더 노력할 것이 있다고 알려주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청년은 그만 한계를 만나고 맙니다. 그리고 슬퍼하며 떠나갑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우리는 이 청년의 깊은 실망과 절망의 마음을 깊이 바라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때 이 청년의 마음은 지금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우리도 똑같이 느끼며 힘들어 하..

20250222 연중 6주 수요일 묵상강론 마르 8,22 - 26 [그라면 마 됐다. 다음에 보자]

⠀[그라면 마 됐다. 다음에 보자]20250222 연중 6주 수요일 묵상강론 마르 8,22 - 26⠀ “그라면 마 됐다. 다음에 보자.”⠀전화기 너머 아버지의 말에 나는 어정쩡하게 알겠다고 하고 끊었다. 내일 서울에 어머니와 여관을 잡을 테니 저녁에 소주 한잔 하자시는 거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일, 어머니의 수술 후 경과를 보기 위해 부산에서 서울로 하루 올라오신다. 그 참에 한 번 보자는 말씀이시다. 강남은 밤에 다시 수도원에 돌아오기는 너무 머니, 수도원 근처로 와서 저녁 먹고 손님방에서 주무시라는 나의 권유에 대한 단칼 대답이다.⠀“내일 해야하는 일이 죽고 사는 일이가? 만날 수 있을 때 많이 만나라. 늦으면 후회한다.”⠀전화를 끊기 전후로 한참 동안 내 마음에 이 말이 맴돌았다. 그래도 ‘그렇게..

20250127 연중 3주 월 묵상강론 마르 3,22 - 30 [ 권위 그리고 사탄과 싸우는 법 ]

[ 권위 그리고 사탄과 싸우는 법 ]20250127 연중 3주 월 묵상강론 마르 3,22 - 30⠀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탄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묵상하게 됩니다.그저께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는데 검은 수녀들이라는 영화였습니다. 평화방송국이나 SNS에 신부님들이 후기를 많이 올리길래 보고 싶기도 하고 기대도 되어서 한번 가 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영화를 찍을 곳을 섭외하던 촬영팀으로부터 저희 강화도 수도원으로 섭외요청이 오기도 했었습니다. 좀 인연이 있다 할 수 있지요. 구마에 관한 영화를 봤기 때문인지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일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묵상의 주된 질문은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탄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였습니다.⠀권위에 대해서 뜻을 찾자면 신학 철학 정..

20250122 연중 2주 수요일 마르 3,1-6 [예수님의 분노와 슬픔을 묵상하기 위해서는]

20250122 연중 2주 수요일 마르 3,1-6 [예수님의 분노와 슬픔을 묵상하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고해소에서 잘못 고해하셔서 안타까운 내용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관한 것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난다고 해서 그대로 다죄인 것은아닙니다. 예를 들어 질투, 분노, 시기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 안에서 일어난다고 해서 그대로 죄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감정이 마땅히 일어나야 할 때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문제라고 하는 것이 더 마땅할 것입니다. 마치 소설 『이방인』의 한 장면처럼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장에 가서 눈물은 커녕 일말의 슬픔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머리 속에 그려보면 너무나 이상하게 보일 것입니다. 자기 가족을 해친 사람을 보고 미움이나 분노를 느끼지 못하고 연민..

20250121 연중 2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르 2,23 -28 [ 성장이란 지구가 우주 중심이었다가 변두리 먼지가 되듯 나도 세상의 중심에서 변두리로 내려오는 것 ]

20250121 연중 2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일 마르 2,23 -28  [ 성장이란 지구가 우주 중심이었다가 변두리 먼지가 되듯 나도 세상의 중심에서 변두리로 내려오는 것 ]  어릴 때부터 저는 집에서 제사를 지낼 때 제사의 순서나 제사상 위 음식의 위치 같은 것들로 집안 어른들이 크게 다투시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어린 저에게는 그게 조금 이상해 보였습니다. 그런 것들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소소한 것들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한 건 정말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던 것을 어느 해에 갑자기 하기 시작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여자는 제사를 시작하면 제사 관련해서 아무것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나, 제사는 12시가 되어야 시작한다거나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정말 얼굴을 붉히시..

20250113 연중 1주 월요일 마르 1,14-20 [ 어머니의 세례명 정하기 ]

20250113 연중 1주 월요일 마르 1,14-20 [ 어머니의 세례명 정하기 ]  오늘은 어머니 세례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오후 어머니가 톡으로 '교리반에서 이제 세례명을 정하라카데 대모랑.' 라고 메시지를 보내오셨습니다. '언젠가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서 어머니가 세례를 받으신다면 세례명은 무얼로 하시라고 할까?' 고등학교 시절부터 30년을 넘게 생각해 오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그 기적의 한가운데 있습니다.우선 어머니의 음력 생일에 맞는 양력 생일을 찾고, 그 양력 생일에 해당하는 축일의 성인들을 찾아 몇 분을 알려드렸습니다. 또 어머니가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지 물어보고 그런 삶의 성인을 소개해 드리려 했지만 '몰라, 생각 안해봐서리'라고 하시니, 이 방법은 좀 ..

20241013 연중 28주 주일 묵상강론 마르 10,17-30 [예수님을 떠나는 길, 예수님으로 떠나는 길]

20241013 연중 28주 주일 묵상강론 마르 10,17-30 [예수님을 떠나는 길, 예수님으로 떠나는 길]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서서 “내가 지금 가는 이 길이 옳은 길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합니다? 우리의 일상은 여러 선택과 결정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때때로 물질적 성공이, 조금 더 깊은 차원에서 나의 의지가 실현되어야 나의 행복이 보장될 것이라 믿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이 보장되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해지고 불만스러워지며 다양한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자 청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선명한 이미지를 줍니다. 슬퍼하며 어깨를 늘어뜨리고 예수님에게서 떠나가는 청년의 뒷모습이 그려집니다. 자신과 주변에 실망하고 쳐져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 위로 겹쳐 보입..

20240616 연중 11주 주일 묵상강론 마르 4,26 - 34 [지금 씨뿌리는 사람]

[지금 씨뿌리는 사람]우리는 미래의 서로를 위해 지금 씨뿌리는 사람들    20240616 연중 11주 주일 묵상강론 마르 4,26 - 34 [지금 씨뿌리는 사람]20240616 연중 11주 주일 묵상강론 마르 4,26 - 34 [지금 씨뿌리는 사람]#묵상 #기도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복음 #말씀 #독서 #사랑 #강론 #힐링 #일상 #인스타튠 #하느님 #예수성심 #매일미사 #십자가 #수도회 #천주교 #가톨릭

20240527 연중 8주간 월요일 묵상강론 마르 10,17-27 [질문의 순서를 바꿔보세요]

오늘 복음에는 모든 걸 다 지켰으나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에게 주어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울상이 되어 떠나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상을 살면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나 어려운 일을 겪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어떤 때는 맞서 싸우고, 어떤 때는 좌절하고, 또 어떤 때는 모른 척합니다. 그러다 그런 것들 중 하나가 익숙해져 버리는 때에는투사, 패배자, 비겁자라는 별명을 얻게 됩니다. 여러분은 요즘은 어떤 별명으로 살고 계신가요? ... 성경을 읽을 때나 하느님의 일을 생각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는 나쁜 짓 안했는데 왜 하느님은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하시지?""나는 기도했는데 왜 하느님은 들어주시지 않지?""나는 노력했는데 왜 저런 사람들만 잘 나가지?" 이렇게 알 수도 이해하기도..

20240512 주님승천대축일 묵상강론 마르 16,15-20 [ 헤어진 후 생기는 두 공간 ]

누군가와 헤어지면 우리에게는 두 가지 공간이 새롭게 생깁니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그 공간은 더 크고 더 특별합니다. 그 공간에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우리는 거기서 일어나는 일들에 의해 변화합니다. 성장하기도 하고 망가지기도 합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과의 헤어짐도 그렇고 다시 만나기를 기다리며 하는 헤어짐도 마찬가지입니다.  첫 번째 공간은 내 안에 있던 그 사람의 자리입니다. 누군가와 헤어지면 내가 의지하거나 내가 의지가 되어 나를 나누어 주었던 그 공간이 비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서 여러 감정이 일어나기도 하고 새로운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며 뜻밖의 사람들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두 번째 공간은 헤어진 그 사람과 내가 멀어지면서 생기는 둘 사이의 공간입니다. 이 공간 안에서도 여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