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르코복음

20250127 연중 3주 월 묵상강론 마르 3,22 - 30 [ 권위 그리고 사탄과 싸우는 법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5. 1. 29. 16:13


[ 권위 그리고 사탄과 싸우는 법 ]
20250127 연중 3주 월 묵상강론 마르 3,22 - 30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탄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묵상하게 됩니다.
그저께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봤는데 검은 수녀들이라는 영화였습니다. 평화방송국이나 SNS에 신부님들이 후기를 많이 올리길래 보고 싶기도 하고 기대도 되어서 한번 가 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영화를 찍을 곳을 섭외하던 촬영팀으로부터 저희 강화도 수도원으로 섭외요청이 오기도 했었습니다. 좀 인연이 있다 할 수 있지요. 구마에 관한 영화를 봤기 때문인지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일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묵상의 주된 질문은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탄의 권위는 어디에서 오는가? 였습니다.

권위에 대해서 뜻을 찾자면 신학 철학 정치학 등 다양한 또는 학문적인 설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쉽고 단순하게 표현하면 존중하고 말을 듣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에게 베엘제불이 들렸다고 합니다. 그 말은 달리 표현하면, 검은 수녀들이라는 영화의 주제처럼, 결국 예수님이 부마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이 부마 되었다고는 한 번도 상상도 표현해 본 적도 없는데, 영화 덕분에 율법학자들의 생각이 조금 더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사탄이 어떻게 멸망하게 되는지 말씀해 주십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사탄도 갈라서 일어나면 버티지 못하고 끝장난다고 하십니다. 단순히 표현하면 존중하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말이죠. 서로가 서로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탄이 권위가 무너질 때라는 말입니다.

얼마 전 저희 수도회 회원으로 남태평양 제도 쪽 교구장이신 사이먼 주교님이 다른 단체와의 일로 한국에 방문했는데 이곳에도 잠시 들리셨습니다. 이제 5개월 된 아기 주교님이십니다. 어제 제가 공항으로 모셔다 드렸는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이먼 주교님의 고향 키리바시라는 곳에서는 주교는 대통령과 동급대우를 받는 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을 보여주셨는데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활주로가 있고 거기 자그마한 경비행기가 착륙해 있는데,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사이먼 주교님의 첫 방문을 환영하고 있는 겁니다. 형형색색 원주민의 복장으로 단체로 춤을 추며 맞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곳 사람들은 그렇게 가톨릭의 주교를 존중하고 그의 말을 들어주고 있었습니다. 권위를 존중해 주고 있었던 거죠.

우리는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 우리 나라, 우리 사회, 우리 교회, 우리 수도회, 우리 직장, 우리 가족 등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영적으로 하느님을 따르고 사탄을 멀리하기 위해 미사를 드리고 기도를 하고 성체 조배를 하며 다양한 형태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영적투쟁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조금은 모호하고 두렵고 어려운 길로 여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영적투쟁은 결국 매우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입니다. 하느님을 존중하고 하느님의 말을 듣는 것. 사탄은 존중하지 않고 사탄의 말을 듣지 않는 것. 즉 하느님의 권위를 존중하고 사탄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만날 때까지 이 세상에서 하는 영적 투쟁에 대한 이미지를 저는 어제 하나 또 얻게 되었습니다. 키리바시 사람들이 사이먼 주교님을 환영하고 그와 함께 기뻐하며 그를 존중하고 그의 말을 듣던 어제의 사진 속 장면처럼, 우리가 하느님을 환영하고 하느님과 함께 기뻐하며 하느님을 존중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미지입니다. 자주 우리는 경험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은 많은 경우 매우 단순한 문제로 귀결된다는 것. 오늘 하루 새해를 준비하면서 신앙생활에 대한 우리 마음과 우리 고민을 조금 더 단순한 문제로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을 존중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 내 삶에서 하느님의 권위를 세우는 것입니다. 이 묵상과 함께 복된 한 해 은총 속에 마무리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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