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38

20250106 주님공현대축일 후 월요일 마태 4,12-17.23-25 [ 지금 내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적]

20250106 주님공현대축일 후 월요일 마태 4,12-17.23-25 [지금 내 삶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적] ⠀많은 학자들이 공통되게 연구를 통해 도출한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좋은 것보다 좋지 않은 것에 대해 더 큰 영향을 받고 오래 기억한다고 합니다. 좋은 일들은 그렇지 않은 일들보다 빨리 잊힌다는 것입니다. 이런 연구결과가 사실인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더라도, 조금만 우리 삶을 돌아보면 알 수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과 은혜를 우리는 자주 잊습니다. 함께 사는 가족이나 형제의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일들에 대해서도 이러니 하느님과의 일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죠.⠀기도 안에서 돌아보기만 하면 금방 하느님께 받은 은혜와 감사들이 잘 떠오르지만, 하루를 사는 동안 이런 저런 일에 신경을 ..

2024122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마태 10,17-22 [마음이 다시 빈 구유가 되는, 기다림의 신비]

2024122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마태 10,17-22 [마음이 다시 빈 구유가 되는, 기다림의 신비]⠀묵상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우리 마음은 빈 구유가 되어 간절히 기다리기도 하고, 의회와 회당이 되어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합니다.⠀지난 대림시기 중에 마음과 몸이 고된 시기가 한 동안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기력을 회복하고 오랜만에 고요 속에 묵상하려고 성전에 앉았을 때였습니다. 적막함 속에 고단한 몸과 마음을 잡아매고 앉아 있는데, 불현듯 내가 여기 앉아서 누군가를 이렇게 기다릴 수 있다는 현실이 매우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이 기다림이라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다는 것이 너무나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한 존재가 다른 한 존재가 자신에게 다가올 것을 알게 되고,..

20241212 대림2주 목 묵상강론 마태 11,11-15 [ 어떻게 인간은 이토록 잔인하고 또 동시에 이토록 아름다운가]

20241212 대림2주 목 묵상강론 마태 11,11-15 [ 어떻게 인간은 이토록 잔인하고 또 동시에 이토록 아름다운가]    그저께 10일 자정 즈음 노벨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내란 정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 때에 유튜브 영상들 사이에서 그나마 위로를 주는 빛나는 영상이었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박지성이 영국 명문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때나, 손흥민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득점왕을 할 때나, 비티에스나 블랭핑크가 미국 빌보드 챠트나 일본 오리곤 차트에서 1위를 할 때에도 정말 놀랐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이 한글로 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 했었기에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정말 케이팝 케이컬쳐의 영향이 큰 모양..

20241130 토 묵상강론 마태 4,18-22 [ 예수님의 공생활 그리고 나의 수도생활의 목적은 ]

20241130 토 묵상강론 마태 4,18-22[ 예수님의 공생활 그리고 나의 수도생활의 목적은 ]  우리는 교회를 순례하는 공동체라고 자주 표현합니다. 우리 신앙의 삶을 이야기할 때도 신앙의 여정을 간다라는 표현도 자주 씁니다.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은 고전문학의 서사에는 일정한 구조가 있습니다. 요즘 우리에게 인기 있는 드라마들도 마찬가지죠. 대략 12부작의 드라마는 이런 구조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1-2화에서는 세계관이 설명되고 주인공이 선택되고 목표나 꿈을 가지고 여정을 떠납니다. 3-4화에서는 잘 나가다가 첫 번째 갈등을 만납니다. 5-6화에서는 갈등의 위기가 고조됩니다. 7-8화에서는 전환과 클라이막스를 맞이하는데 주인공의 실수로 큰 위기가 폭발하거나 적대자와 본격적으로 대립합니다...

20240726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안나 기념일 묵상강론 마태 13,18 - 23 [기도를 제일 방해하는 딴생각과 요아킴과 안나 그리고 씨뿌리는 비유]

⠀[기도를 제일 방해하는 딴생각과 요아킴과 안나 그리고 씨뿌리는 비유]20240726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안나 기념일 묵상강론 마태 13,18 - 23⠀고해성사나 신앙상담을 하다보면 기도를 방해하는 가장 크고 빈번한 요인 중 하나로 딴생각을 이야기 하십니다. 어떤 때는 기도하는 것 보다 딴생각을 떨쳐버리는 것을 더 어려워 하시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이 딴생각에 대해서 그동안 제가 공부한 것들을 조금 함께 살펴보고, 이 것이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요아킴과 안나의 이야기 그리고 오늘 복음의 씨부리는 비유와 어떻게 함게 묵상할 수 있는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딴생각이 쓸데 없는 것이라고 보통들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많은 과학자들은 딴생각을 집중의 반대도 아니고 죄의식을 가질 ..

20240723 연중 16주 화 묵상강론 마태 12,46-50 [우리는 왜 서로를 형제님 자매님이라고 부르는 거지?]

[우리는 왜 서로를 형제님 자매님이라고 부르는 거지?] 20240723 연중 16주 화 묵상강론 마태 12,46-50  식당 같은 곳에 가면 벽에 십자가나 복음말씀이 걸려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은 그런 것을 보면 주문을 할 때 꼭 이렇게 또박또박 이야기 하십니다.  “자매님, 여기 순대국 하나 주세요!” 우리가 처음 만나면서도 서로를 형제 자매로 부르는 건 무엇 때문일까요? 우리가 낯선 이국 땅에서 처음 만난 외국사람과도 성당 다닌 다는 것 만으로 가깝게 느껴지는 건 무엇때문일까요? …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를 다시 규정해 주십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족이란 것도 하나 하나 따져보면 평소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느껴지게 됩니다. 흔히 가족을 피로 맺어진..

20240715 부활 15주 월 묵상강론 마태 10,34 -11,1 [SNS와 예수님]

[ SNS와 예수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영향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런데 보다 더 깊은 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예수님과 가톨릭 신앙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통하고 있다는 것도 발견했습니다.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통해 이런 묵상한 과정을 간략히 나누려고 합니다.⠀…⠀새 미디어가 등장한다는 것은 그것의 고유한 특성이 반영된 새 안경을 쓰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세상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방식 자체가 보내는 메세지가 있습니다. 텔레비젼은 우리에게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며,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가르쳤습니다.⠀그러면..

20240701 연중 13주 월 묵상강론 마태 8,18 - 22 [세상이 그럭저럭 굴러가는 이유는 가까운 곳에]

20240701 연중 13주 월 묵상강론 마태 8,18 - 22 [세상이 그럭저럭 굴러가는 이유는 가까운 곳에]  어제 본원에 하루 피정이 있었습니다. 본원에서 피정을 하게 되면 최소한 두 명의 신부님이 담당하게 됩니다. 한 분은 피정의 강의와 미사를 담당하고 다른 한 분은 시설과 점심식사 등으로 보조합니다. 제가 요즘 사정상 잠시 임시 본원장을 맡고 있어서 피정을 준비할 분을 섭외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본원의 모든 신부님들이 다른 일정이 있어 시설과 점심을 담당해 줄 분이 일주일 넘게 계속 구해지지 않았어요. 저 역시 몇 달 전부터 약속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십 년 만에 많은 예전 직장동료들을 한 번에 만날 중요한 자리였죠. ... "미안하다 대원아. 오늘 행사가 늦어져서 못 갈것 같다. 미안하다고 ..

20240621 연중 11주 금요일 묵상강론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 마태 6,19-23 [오늘 내 보물은 뭐였지?]

20240621 연중 11주 금요일 묵상강론 성 알로이시오 곤자가 수도자 기념일마태 6,19-23 [오늘 내 보물은 뭐였지?]⠀ 수도자라고 해서 다른 수도원에 갔을 때 항상 집처럼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왜관 수도원 같은 곳에 가면 그 성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되기도 하고, 마더 테레사가 창립한 사랑의 선교 수녀회에 가면 내가 너무 많이 가지고 사는 것 같아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른 수도원에 피정을 갈 때면 항상 그 수도원의 모습 자체로 저에게 하느님께서는 무언가 말씀하시곤 합니다.⠀부제품 준비 피정을 다른 수도원 수사신부님 지도로 하게 되었습니다. 사제품을 준비하던 선배수사님들과 종신을 준비하던 후배 수사님과 함께 그 수도원에 피정을 하러 갔습니다. 피정을 지도해 주시기로 한 ..

20240615 연중 10주간 묵상강론 마태 5,33-37 [하느님의 인플레이션]

20240615 연중 10주간 묵상강론 마태 5,33-37 [하느님의 인플레이션] 오늘 복음 말씀은 이미 오늘의 세상을 보면서 하신 말씀처럼 느껴집니다. 맹세는 무엇을 두고 하기 마련입니다. 누군가의 권위를 빌려 맹세의 신뢰를 높이기도 하고, 어떤 것을 걸고 맹세의 가치를 높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하느님께 맹세한다거나, 내 목숨을 걸고 맹세한다거나 하는 형태죠. 어느 쪽이든 맹세를 깨는 순간 맹세를 한 사람은 그만큼 큰 타격을 받게 됩니다. 하느님께 벌을 받거나, 목숨을 내어 놓아야 하는 일이니, 그만큼 사람들도 그 맹세를 신뢰하는 것이죠. ...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하느님께 한 맹세를 깬다고 해서, 축구에서 반칙하면 옐로카드를 받듯이 현실에서 바로 벌을 받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