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10513 부활6주 목요일 묵상 - 조금 더 있으면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5. 15. 11:52

 

 

 

오늘 독서에 보면 예수님께서 부활하고 승천하신 후에 유다인들과 그리스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토론하고 설득하며 애를 쓰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복음을 쉽게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는 장면도 함께 나옵니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조금 있으면" 이라는 표현이 특별히 다가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대해 "그것이 이 무슨 뜻일까? '조금 있으면' 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이 무슨 뜻일까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알 수가 없군." 하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될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을 보면 '시간' 이라는 것에 대해 묵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간. 시간이 흐른다는 것.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듯, 조금 있어야, 조금 더 있어야 깨닫게 되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습니다.

 

저는 올해 학생 수사님들과 동반하며 양성을 담당하는 양성장의 소임을 하고 있습니다. 몇 달 지나지 않았지만, 그 시간 동안 벌써 기쁘고 괴롭고 즐겁고 힘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 제일 감사하게 되는 것 중 하나는 제가 학생이 었을 때 저를 담당했던 양성장 신부님들의 처지와 마음을 조금 더 절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결혼을 해서 애를 놓고 나서야 부모님의 마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같은 경험을 저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특별히 요즘 저는 면담이나 성사를 통해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어떤 것들은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우리에게 자신의 참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요즘 정말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일 동안의 복음에도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예수님에 대해 제자들이 더 잘 알게 되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부활의 기쁨와 그 속에 담긴 예수님의 사랑도, 제자들이 그것을 알아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것들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사건이 일어난 뒤에야 제자들이 알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조금 있으면 예수님을 뵙지 못하게 되고, 또 조금 있으면 다시 보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들이 그 말씀을 깨닫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 사건을 체험하는 시간이라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에 대해 이렇게 묵상하며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 일들이 세상에 그런 것들이 많다는 사실은 그만큼 또한 우리에게 기쁨과 사랑에 대한 희망을 주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금 오늘 우리가 겪는 많은 어려움과 슬픔과 괴로움이 많습니다. 그것이 해결이 될 지, 아님 내가 잘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속에 사는 시간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마지막 부활주간에 기억해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어려움들 안에는 시간이 지난 어느 날에야 발견할 수 있는 희망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요.

 

오늘 하루는 오늘이 되어서야 깨달을 수 있는 과거 삶 속의 희망을 알아보고 감사드려 보려고 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오늘을 감사하며 사는 방법이고,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키우는 일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있어서 지금에야 알게되는 것들에 감사드리고, 조금 더 있어서 앞으로 알게 될 것들에 희망을 둡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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