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그대에게 마지막 하루라면 그대는 무엇을 하겠나라는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저는 별다른 답을 할 것이 없었습니다. 제 삶에서 딱히 무엇을 꼭 하고 싶다거나 해야 하겠다는 것이 있었던 것은 짧은 기간 이었을 뿐 대부분의 제 삶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지금은 여전히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내가 해야 할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변화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건 아마 내 소명을 마지막 까지 해내고 싶다는 소명의식이 제게도 생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것을 발견한 것은 오늘 복음은 이 소명의식에 대해 잘 보여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듯이 예수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소명을 완수하는 일을 하시고 '다 이루어졌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더 인상적이고 강하게 다가온 장면이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다음에 조차도 그 죽은 몸을 통해 심장에서 물과 피를 흘러나오게 함으로써 교회를 세우시는 장면입니다. 이는 우리가 교회가 시작되었다고 믿고 있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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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은 묵상 중에 저에게 매우 크게 와 닿았습니다. 그것은 요즘 제가 자주 마주하는 어려운 순간들과 연관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요즘 저는 잠자리에 누워 잠들기 전에 '허무함, 아쉬움, 죄스러움, 손해본듯함, 서글픔, 분함' 과 같은 조금은 부정적인 정서와 자주 만나고 있습니다. 제 안의 욕구나 기대를 제대로 못 다루어 준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나 주변 상황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것임을 봅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내삶에서 혹시 내가 완수하지 못하고 마는 것에 대해 자신에게나 남에게 너그러워지자. 무엇도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고 내 소명을 하였다면 나머지는 하느님께 맡기자. 내가 한 일보다 더 큰 일을 하실 분이시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약하고 그분은 강하시고, 나의 죽음 몸으로도 상상도 못할 일을 이루실 수 있는 분이시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인은 뱀의 유혹에 넘어갔고, 악을 저질렀고, 남 핑계를 대며 죄를 미루었음에도, 하느님은 여전히 사랑으로 그를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습니다. 이 사랑은 내가 어떤 일을 하든 내가 어떤 상태에 있든, 나의 하루를 가득 차게 만드심을 느낍니다. 이 체험을 잊지 말고 기억하고 상기해야 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하느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밤도 채워짐이 있는 은총의 밤이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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