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10609 연중 10주 수요일 묵상 -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르시는 방법 - 마태 5,17- 19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6. 8. 19:41

20210609 연중 10주 수요일 묵상 - 하느님께서 우리를 기르시는 방법 - 마태 5,17- 19

 

 

 

 

" 주인의식을 가지세요.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고 관리하고 자기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쓰세요."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다 양육한다는 것, 그러니까 누군가를 기르고 성장시킨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릴 적부터 줄곧 듣던 이런 저런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던 때부터 직장생활을 거쳐 수도원에서 피양성자로 지내던 얼마 전까지도 몇 십년 동안 꾸준히 듣던 이야기들 입니다. 그런데 작년 서품을 받고 나서는 일년이 다 지나는 지금까지 이 이야기를 아직 듣지 않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오히려 양성장 소임을 하고 있는 지금은 제가 학생수사님들에게 그런 말을 하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기를 때나 공동체에 누군가가 새로 왔을 때,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것들을 가르칩니다.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을 해선 안되고, 어떤 일이 옳은 일이고 또 어떤 일이 그른 일인지 하나하나 가르쳐 줍니다. 모르는 것을 가르치는 것 만이 아니라, 잘못했을 때 알려주고, 못해낼 때 격려해주는 일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나 새로 온 공동체의 일원이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서는, 우리는 이들을 대하는 방식을 바꿉니다. 다 큰 아이나 경험을 가진 공동체의 일원에게 이전과 같이 하나하나 가르치고 알려주고 격려해 주는 것은, 이제는 그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일입니다.

 

다 큰 아이나 경험을 가진 공동체의 일원에게는 가르치거나 알려주거나 격려하기 보다는, 이제는 그들에게 어떤 길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살면서 어디를 향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가야 할지를 알려주는 길입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스스로 어떤 일의 옮음과 그름을 판단할 줄 알게 하고, 그 일을 왜 해야하는 지 스스로 이유를 갖게하고, 힘들더라도 스스로를 동기부여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야 그들은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의 삶을 살 줄 아는 사람,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스스로 자기의 삶을 사는 것'과 '자기의 삶에 책임을 지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 세상을 복음을 전하며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이기도 합니다.  

 

오늘 1 독서에서 이런 양육의 과정을 하느님께서 우리에게도 해주시는 것을 봅니다. 구약의 계약들에 이어 십계명을 돌판에 새겨 모세에게 주시며 사람의 길을 알려주시고 가르쳐주시고, 또 이집트 광야에서 끊임없이 격려하셨던 하느님의 모습은, 우리가 어린 아이와 공동체에 새로 온 사람들을 양육하는 방식과 비슷해 보입니다. 또한 이 방식은 그리스도가 이땅에 오심으로 바뀝니다. 마치 다 큰 아이와 어느 정도 경험이 생긴 신입을 대하듯이,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스스로 삶의 방향과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도 스스로 질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단 하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 을 통해서 이루어 집니다.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은 사랑의 힘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제 우리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나의 사랑으로 내 삶을 선택해 살아가고 그 삶에 책임을 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계명이고, 하느님과 예수님께서 우리의 성장에 맞추어 우리에게 알려주신 신앙의 길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이 계명들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잘 알려주십니다. 아무리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제물로 희생하며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선택하여 그렇게 스스로 선택하는 삶을 살라 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이 신만이 할 수 있는 일 처럼 어려워 보여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사람으로 오셔서 우리 인간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일러주십니다. 

 

오늘 예수님은 율법을 완성시키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삶과 죽음을 통해 그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라는 것을 직접 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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