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20211101 모든 성인대축일 마태 5,1-12 “평범한 하루의 영적 여정”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11. 6. 16:41

20211101 모든 성인대축일  마태 5,1-12  “평범한 하루의 영적 여정”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가톨릭이라는 종교가 주는 좋은 점들 중 하나는 바로 죽은 이들과의 통공이라는 세계관인 것 같습니다. 죽은 이들이 산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산 이들이 죽은 일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 서로를 위한 기도의 마음은 곧 관심과 사랑의 마음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특별히 나를 감싸고 있는 이 세상에 서려 있는 많은 사항의 마음을 더 절실히 생각하고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든 성인들, 그리고 비록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보다 더 많았을 세상을 위해 사랑을 실천했던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그들의 나를 위한 기도에도 감사드리게 됩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며,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서려있는 것이라는 것과 그렇게 우리 주변에 서려있는 사랑에 눈길을 보내게 됩니다. 

 

 

지난 토요일과 주일 이틀 동안 저는 마치 피정순례를 한 것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토요일에는 수도원에 오기 전에 다녔던 대학교의 가톨릭학생회 동문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선후배님들과 한국 사회에서 동문 모임들이 잘 안되거나 없어진다는 이야기들을 하다가 문득 기억이 나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개미"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베르베르가 한국에서 했던 강연 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종교가 사회의 다른 모임과 다른 것은, 다른 곳들은 각자의 기호나 관심이나 이익에 따라 모이는데, 종교는 각자의 기호나 관심이나 이익과 관련 없이 모이는 거의 유일한 곳이다. 그래서 우리 가톨릭학생회 동문회도 동문 모임이지만 우리 안에는 신앙이 심어져 있어서 모임이 그래도 유지되는 것 같다." 라고 말입니다. 저는 그날 하느님 사랑,  동문에 대한 사랑, 이웃사랑을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일에는 아는 분들 따님의 첫영성체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감사한 분들이기도 했지만, 제가 가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달리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딸이 첫영성체 교리를 받는 동안 교리수업을 들으면서, 몇 십 년 동안의 냉담을 풀었기 때문입니다. "신부님, 요즘 제 마음이 다시 뜨거워진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엄마는 전화 너머로 제게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요즘 저는 마리아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을 읽는동안 성모님의 믿음이 예수님에게 전해지고, 또 나중에 예수님이 성모님의 믿음을 더욱 크게 하는 세대를 넘나드는 놀라운 신앙의 신비를 묵상하고 있었는데, 바로 제 옆에서 지금 그런 일이 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또한 신비로웠습니다. 저는 여기에서도 하느님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이웃사랑을 깊이 체험했습니다. 

 

 

 

가톨릭학생회 동문모임이나 첫영성체행사나 그냥 지내다 보면, 사람 만나서 반갑고 웃고 즐기며 지냈을 법한 일들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특별한 영적 여정으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 은총으로 이번 주말에는 그 안에 서려있는 사랑을 많이 느끼고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체험은 오늘 복음 묵상에도 이어졌습니다. 어렵고 소외받고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행복하다고 외치는 예수님의 모습 안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마음이 더 절절히 다가왔습니다.  

 

 

 

오늘 역시 그냥 바쁘게 지내는 중에 만나는 평범한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여러분의 오늘 하루 역시 하느님께서 은총의 영적 여정으로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 바쁜 중에 맞이하는 또 하나의 평범한 하루 안에 서려있는 하느님의 사랑, 내 옆의 사람에 대한 사랑, 이웃사랑을 체험하는 깊은 하루가 되시기를 지금 바로 기도 드립니다. 오늘 모든 성인께서도 저의 기도에 당신들의 기도를 얻어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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