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20210820 연중 20주 금요일 - 사랑에 빠진 사람은 - 마태 22,34 - 40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8. 20. 20:46

20210820 연중 20주 금요일  - 사랑에 빠진 사람은 -  마태 22,34 - 40

 

 

 

  지금은 신학생 수가 줄어 그렇게 할 수 없지만, 제가 학생이었을 때는 성소담당 신부님이 있었고, 신학생 중에 성소 담당이 한 명 있었습니다. 제가 신학생이었던 몇 년 전부터 계속 성소담당을 해오며 적지 않은 성소자들을 만났습니다. 참 다양한 경우를 만났었습니다. 게 중에는 자신의 성소에 대해 강한 확신을 가진 이들도 있었고, 아직 확인 중인 이들도 있었고, 확신은 없지만 해보고 싶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데 아들을 수도원에 보낼테니 세례도 주면서 좀 키워줄 수 있냐는 좀 엉뚱한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상태가 정상이고 어떤 상태가 비정상인 걸까 자연스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서품을 받으면서 성소담당 신부가 되었고, 감사하게도 작년까지 제가 성소관련 일을 한 동안은 한 해에 한 명씩은 입회를 하게 해주셨습니다. 그동안 성소식별 관련 면담을 할 때 큰 도움이 된, 이전 담당 신부님으로부터 받은 두 가지 식별 기준이 있습니다. 두 기준 모두 생각하고 경험할수록 참 타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중 오늘 나누고 싶은 하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따뜻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에 빠져 본 분들은 모두 잘 아실껍니다. 사랑에 빠진 무뚝뚝한 사람은 있어도 사랑에 빠진 차가운 사람을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성소식별에도 같이 적용됩니다. 성소가 있는 사람이 사랑에 빠지지 않았을 리 없고, 그런 사람의 마음은 따뜻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에게 성소에 대한 확신이 없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런 사람에게 성소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두 가지 중요한 계명을 전해줍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사두가이들이 논쟁에서 졌다는 이야기들 듣고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얼마나 갈고 닦으며 준비를 해두었을 까요?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 날선 질문이 가져온 차가운 분위기를 예수님의 대답이 따뜻하게 감싸안는 것을 봅니다. 게다가 어떻게 하느님을 사랑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을 위해 친절하게 마음과 목숨과 정신을 다해 사랑하라고 알려주십니다. 그리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해라고 알려주십니다. 그러고 보면 사실 계명은 둘이지만 사랑해야할 대상은 셋입니다. 하느님, 이웃, 그리고 나.

 


 

예수님을 이기고자 질문을 던진 바리사이들에게 이 예수님의 대답은 차갑게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수님을 따르고자 애쓰는 이들에게는 부담으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대답은 더 없이 따뜻하게 들렸을 것입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사랑을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렇지만 저에게도 실은 자주 예수님과의 사랑이 식어 버린 듯하게 느끼는 때가 자주 찾아옵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사랑에 눈뜨게 될 때를 기다릴 인대를 조금 더 갖게 됩니다. 그 생각은 이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일 중요하다고 하신 이 사랑이라는 계명을 설마 스스로 지키지 않으시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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