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20210724 연중 16주간 토요일 묵상강론 "가라지를 뿌리고 간 원수에게서 우리가 볼 것" 마태 13,24 - 30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7. 25. 08:25

 

 

오늘 가라지의 비유에 대해 이런 저런 글들을 읽다가 제 눈을 끄는 관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가라지를 덧뿌린 밭 주인의 원수에게서 시작하는 묵상이었습니다.

 

그리고 복음의 처음에 잠시 나와 가라지를 덧뿌리고 금방 사라지는 인물인 이 원수의 모습에서 나에 대한 성찰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원수에게서 몇 가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첫째, 그는 사람들이 자는 동안 할 일을 하고는,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고 사라집니다. 나쁜 일을 한 주제에 드러낼 일인가 생각되기도 하지만, 세상에는 나쁜 일을 하고서 자신을 드러내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물며 좋은 일을 하고서 자신을 드러내려는 사람은 더욱 더 많죠. 그런데 저는 원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성찰하게 됩니다.

 

"내가 할 일을 하고나서, 그것이 내가 한 것이라고 드러내려는 마음이 내게 자주 일어나는 가?"

 

둘째, 원수는 자신이 뿌린 가라지에 대해, 또한 땅과 환경에 대해서도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가라지들이 밀과 함께 그 땅과 환경 안에서 잘 자랄 것이라는 믿음은 그 원수로 하여금 가라지들을 덧뿌리고 바로 떠나 갈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원수의 모습은 제게 이런 성찰주제를 제시합니다.

 

"나는 사목자로서 내가 하는 일들이, 특히 그것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은 일이라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이 땅과 환경아래서 그것이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는가?"

 

셋째, 원수는 가라지를 뿌리고는 어디로 갔을까요? 또다른 원수의 땅에도 가라지를 뿌리려고 갔을 것만 같습니다. 보통 남을 괴롭히며 자신의 시원함을 추구하는 이런 일들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좋은 일을 하며 사랑을 나누는 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사랑을 한 번 나누어 보면 그런 일도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음을 잘 알수 있습니다. 원수의 이 모습은 저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좋은 씨를 뿌리는 사목자가 되고자 하는 나는, 한 두번의 좋은 경작에 혹시 만족하고 머물고 있지 않은가? 혹은 실망스런 결과에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쓰려져만 있진 않은가?"

 

넷째, 원수는 자신이 뿌린 가라지를 돌보지 않습니다. 원수의 목적은 가라지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밀을 헤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원수의 모습이 당신께서 뿌린 창조의 씨앗을 돌보시기 위해 친히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의 모습과 대비 됨을 저는 봅니다. 그리고 대비는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내가 했던 일, 내가 만났던 사람들을 혹시 그냥 잊어가고 있진 않는가? 좋은 일이든 부끄러운 일이든 그들을 돌보는 일은 하느님을 닮아가는 의미 깊은 일이다"

 


 

가라지를 덧뿌린 원수의 모습에서 지금 저의 모습을 성찰한 것은 다음과 같이 정리 됩니다.

 

내게 주어진 소임을 충실히 하며 내가 한 좋은 일을 애써 드러내지 않으며, 아무리 작은 선행의 씨앗이라도 하느님 창조하신 이 세상에서 좋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며, 내 하느님을 따라 가는 길에 실망이나 또는 기쁨에 빠져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하고, 비록 새로운 소임을 맡아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 하더라고 그곳에서 내가 한 일과 만났던 사람들을 잊지 않고 새로 담당이 된 분께 폐가 되지 않는 한에서 그들을 마음으로 돌보아주기.

 

오늘 복음의 가라지의 비유는 앞으로의 저에게 이러한 새로운 성찰의 공간을 저에게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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