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20901 연중22주간 목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루카 5,1 -11 기후변화의 대응은 편함을 줄이는 것에서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9. 1. 13:24

20220901 연중22주간 목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루카 5,1 -11 기후변화의 대응은 편함을 줄이는 것에서

 

 


저희 수도회는 50개 국에 있는 국제수도회라 재속회격인 친교회도 국제 조직이 있습니다. 6년 마다 국제회의를 하는데 이번 2024년 국제회의 준비위원회에는 처음으로 한국 대표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통역을 위해 준비회의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 국제회의에서 쉬는 시간에 인상적인 장면을 봤습니다. 유럽과 호주 분들이 쉬는 시간 내내 호주와 유럽의 산불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화는 기후변화로 이어졌습니다.

기후문제는 저도 관심 깊게는 보고 있지만, 그 날 대화를 들으며 외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렇게나 심각하게 겪고 또 생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마존 같은 밀림도, 아이슬란드 같은 화산도, 일본과 같은 지진도 없기 때문에 체감이 좀 덜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세계는 기후변화 때문에 심각한 수준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자연 때문에 받는 고통은 대부분 가진 것 없고 약한 계층으로 흡수됩니다.

기후변화라는 단어는 우리 가톨릭 교회와 밀접한 관련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기후변화를 우리 교회의 언어로 표현하면 무엇이 될까요? “창조질서 파괴”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후변화는 누구보다도 우리 가톨릭 교회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입니다.



어제 함께 있는 학생수사님들에게 추석 기간동안 짧은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고 공지했습니다. 뜻 밖의 소식에 수사님들은 짧은 탄성과 함께 얼굴에는 기쁜 미소가 저절로 번졌습니다. 우리는 고향에서 가정에서 엄마의 품에서 바로 집에서 휴식과 평화를 얻습니다. 그런데 우리 전체 인류는 그런 것을 바로 자연에서 얻습니다. 지구이죠. 그래서 교황님은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우리 인류 모두가 휴식과 평화를 얻는 곳 바로 자연이고 지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우리 모두의 집이 심각하게 파괴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제가 사는 집에도 옷장에 곰팡이가 피고, 천장에서 물이 새고, 마당 바닥이 꺼졌습니다. 그런 일이 지금 지구에서도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을 위해 만들어 주신 집에 불에 타들어가고, 물이 넘치고, 땅이 꺼지고 있는 것입니다. 창조질서가 파괴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창조질서 파괴는 오히려 이 창조사업에 협력해야 할 우리 자신들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서운 것은 그 속도 입니다. 그리고 겨우 몇 십년의 기술발전이 몇 만년 몇 십만년 이어오던 지구를 짧은 시간에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보면 우리 세대가 죽기 전에 정말 여러운 상황에 닥치게 될 것이라는 걱정도 듭니다. 더 무서운 것은 그것에 대한 인류의 대응입니다. 그 엉망인 대응을 잘 보여 주는 예가 하나 있습니다.

북극의 빙하가 녹는 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그것을 걱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사람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그 빙하가 녹은 사이로 난 물길을 서로 차지하려고 싸우고 있습니다. 그 길로 배들이 다니고 사람들이 다니면 빙하는 또 얼마나 빨리 녹아나겠습니까? 그것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입니다. 창조질서파괴에 협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러니까 창조질서의 파괴를 막기 위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할까요? 그것은 편함을 추구하기를 줄이는 것 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점점 더 확신하게 됩니다.

과학기술은 인류가 자신 있어하고 잘 하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많은 풍요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의 원동력은 편함을 추구하는 인류의 욕구입니다. 그런데 그 욕구가 과해질 때 과학기술은 남용되었고 이것은 기후변화, 즉 창조질서 파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하느님을 뜻에 따라 창조사업에 협력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은, 편함을 과도하게 추구했던 과거를 돌아보고 그 욕구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다시 봅시다. 오늘 복음은 다해 연중 제 5주일에 나오는 복음인데, 특별히 목자 공통이나 선교사 공통미사에 사용됩니다. 또 부제와 사제 성품 후보자 선정 예식 미사 때나 사제성소를 위한 기원 미사 때 사용합니다. 왜냐하면 바로 5절의 말씀때문입니다.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다는 시몬 베드로의 고백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고백 이후 베드로가 한 일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베드로는 자신이 잘하고 잘 하는 물고기 잡이에 필요한 배와 그물을 버립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라 뭍에 올라 여행길을 떠납니다.

베드로가 버린 배와 그물처럼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오늘날 우리가 버려야 할 우리가 잘 하고 자신있어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편함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몬은 그물 가득 고기가 잡히자, 예수님 아 좀 왜 일찍 해주시 않으셨어요 라던가 예수님 내일도 해주세요 라던가 하는 기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베드로는 무릎을 꿇고 죄인이라고 고백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고백합니다. 우리도 편함을 추구하기를 줄이면서 그동안 우리가 편하고자 과학의 이름으로 망가뜨려왔던 지구를 돌아보며 창조질서 파괴에 대한 우리의 잘못을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편함을 추구하기를 조금 줄이면서 창조사업에 협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매일미사는 우리에게 교황님의 초대에 응하여, 첫째 창조의 의미를 묵상하고, 둘째 창조 질서를 파괴한 우리 잘못을 회개하고, 셋째 창조사업에 협조할 것을 다짐하도록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우리의 기도와 함께 우리가 실천해야 할이기도 합니다. 창조된 피조물들이 온전한 모습으로 있지 못하는 세상에서 민족의 화해와 평화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매일같이 아마존 밀림에서는 엄청난 양의 나무들이 불법으로 벌목되고, 호주와 유럽과 아메리카의 산들은 불타고, 북극의 빙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상기후와 산불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는 방독면을 쓰고, 에어콘이 달린 옷을 입은 채, 전화로 대화하며 평화회담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장 편한 것들을 내려 놓는데 귀찮기도 하고 어떤 두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때 예수님의 말씀과 베드로의 삶을 떠올려 봅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우리가 편한 것들을 내려 놓을 때, 우리는 예수님을 얻고 또 다른 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 복음을 전하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베드로 처럼 하느님 창조사업에 협력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조금 불편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그럼으로써 변함없이 아름다움을 간직하게 될 이 소중한 공동의 집, 지구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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