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0년 6월 16일 연중 11주 화요일 묵상 - 정말 원수를 사랑하려면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0. 6. 17. 22:33

 

 

 

 

수도회에 입회 한 뒤, 때때로 세상의 교훈들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교훈들을 수도 여정 중에 만납니다. "원수의 의미"도 그 중 하나입니다.

대학 마지막 학년과 직장생활 초기 몇년 동안 저는 자기계발서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습니다. 그 책들이 공통되게 이야기 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꼭 새겨야 할 가치들 중 하나는 "어디를 가든 당신의 적이 누구인지 먼저 파악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당신의 친구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세상에서 원수의 의미는 단순히 그대에게 해를 끼치거나 그대의 이익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동안 저는 원수의 영성적인 의미는 그것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오늘 아침에 읽은 다음 뉴스가 그 묵상을 이끌어 주었습니다.

한 교수의사가 어느 신입 의사가 한 아기의 엑스레이 사진만 계속 보고 있길래 다가가서 혼을 냈다고 합니다.

"뭐 하는 거야? 그럴 시간이 있으면 저기 경운기 전복사고로 온 어르신 사진이나 봐!"

그러자 그 신입 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수님, 이 아기 이상해요. 태어난 지 얼마 안되었는데 지난 한 달 동안 세번이나 왔었어요. 그것도 여기 응급실로."

그러자 교수의사는 '이 신입의사가 나 보다 낫구나!' 하며 자신이 선입관에 빠져있었다는 걸 깨닫고 함께 사진을 살피기 시작했고 이상하게 여긴 둘은 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됩니다. 

응급실에 경찰이 찾아와 아기 아빠에게 이것저것 물어대자, 아빠는 화가 나서 응급실이 떠나가라 소리쳤다고 합니다. "어떻게 나에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소? 나 이 아기의 아버지고, 이 아기가 다쳤을 때 제일 힘든 건 나란 말이요!"

이 기사는 어떻게 그 상황이 마무리 되었는지는 다루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고 의사들이 좀 지나쳤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댓글들을 읽다가 반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한 많은 부모들이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들도 처음에는 화가 났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의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의사들이 그렇게 한 이유가 자기들의 아기를 걱정했기 때문이었다는 걸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로 우리는 시간이 지나서 우리를 힘들게 했던 것들이나 사람들이 사실은 우리를 돕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세상에서 원수의 의미는 단순히 우리를 해치거나 우리의 이익을 위협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영성적인 의미에서의 원수는 내가 잘못된 길에 들어섰을 때 내가 듣기 싫은 말을 나에게 하는 사람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오늘 1독서에서 아랍이 그랬던 것 처럼요.

 

원수를 사랑하기 전에 우리는 누가 우리의 원수인지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제가 세상에서 배운 원칙과 동일합니다. 그러나 목적은 다릅니다. 세상에서 원수를 아는 목적은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영적 여정에서 원수를 아는 목적은 내가 잘못된 길로 들어 섰는가를 살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내가 지금 누구를 원수로 삼고 있는지를 잘 살피고 또 우리의 적들이 우리에게 하는 말들에 귀를 잘 기울인다면, 아무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우리가 잘못 가고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방향을 확인 한 다음이라면, 우리는 진정 우리의 원수를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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