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어려운 관계로 지내온 형제가 있습니다. 어려운 관계가 된 이유도 구구절절하고, 겪어왔던 어려움도 수십 권의 책입니다. 나도 그랬고, 그 형제도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조금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웃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곧잘 주고받습니다. 누가 먼저다 누가 더 노력했다 말하는 것도 지금은 제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누가 더 힘들었다 누가 더 잘못했다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시간이 지나고 일로 다시 부딪히면 어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둘의 역사에 있어 지금은 처음 겪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 그런데 이 새로운 세상을 살기 시작하면서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관계의 변화가 시작된 지금, 나는 지난 어느 때 보다 약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