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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1 사순 4주 월요일 묵상강론 요한 4,43-54 "사랑의 완성은 알아챔"

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세상에 너 한 사람만이 남아 있다 해도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보내주셨을 거야." 마음이 잠시 멈추었습니다. 하느님은 너를 사랑해라는 말보다 더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생각했습니다. 정말 나 하나만 이 세상에 남아 있어도, 하느님은 나 하나만을 위해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십자가의 길과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도록 보내주셨을까 하고 말입니다. 이 말에 곰곰이 머무르며 내 마음의 움직임과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봤습니다. .. 여러분도 잠시 멈추고 이 말을 여러분의 마음에 두고 거기서는 어떤 움직임과 소리가 들리는지 잠시 귀 귀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솔직한 내면의 소리는 무엇입니까? 당연하지라고 들려온다고 믿음이 깊다거나 오만하다..

20240307 사순 3주 목요일 묵상강론 루카 11,14-23 [ 일치는 끊임없는 나와의 싸움 ]

오늘 루카 복음 11장 17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느 나라든지 서로 갈라서면 망하고 집들도 무너진다. 사탄도 서로 갈라서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버티어 내겠느냐?“ 이어 22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힘센 자가 완전히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면 그의 재산은 안전하다. 그러나 더 힘센 자가 덤벼들어 그를 이기면,그자는 그가 의지하던 무장을 빼앗고 저희끼리 전리품을 나눈다.” ⠀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갈라서지 마라고 하십니다. 함께 하나가 되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이 말씀이 형제라서, 가족이라서, 민족이라서 하나가 되어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 편에 섬으로써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동시에, 철저한 갈라섬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내 형..

20240303 일요일 사순 3주일 묵상강론 요한 3,16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

오랫동안 어려운 관계로 지내온 형제가 있습니다. 어려운 관계가 된 이유도 구구절절하고, 겪어왔던 어려움도 수십 권의 책입니다. 나도 그랬고, 그 형제도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요즘 조금 관계가 좋아졌습니다. 웃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곧잘 주고받습니다. 누가 먼저다 누가 더 노력했다 말하는 것도 지금은 제게 별 의미가 없습니다. 누가 더 힘들었다 누가 더 잘못했다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시간이 지나고 일로 다시 부딪히면 어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둘의 역사에 있어 지금은 처음 겪는 새로운 세상입니다. 적어도 제게는 그렇습니다. .. 그런데 이 새로운 세상을 살기 시작하면서 다시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런 관계의 변화가 시작된 지금, 나는 지난 어느 때 보다 약하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