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01227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축일 묵상 - 하느님께 바친다는 것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0. 12. 28. 15:56

 

 

 

 

강론을 쓰기 제일 어려운 미사를 고르라면 아마 어린이미사를 고르는 신부님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적어도 제 주변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강론을 쓰다보면  좋은 것도 있습니다. 정말 핵심적이고 중요한 것들을 담백하게 이야기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어떤 때는 강론을 하는 중에 제 정신이 번쩍 뜨일 만큼 선명하게 다가오는 때도 있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오늘 저는 저희 수도원 그룹홈의 아이들 네 명과 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성가정을 기념하는 날이고, 독서와 복음에서는 좋은 가정에 대한 지혜로운 말씀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 친구들에게 성가정에 대한 강론을 준비하는 것이 쉽진 않았지만, 다행히 준비하는 중에 하느님께서 제 마음을 머물게 하신 구절이 있었습니다.

 

강론 중에 아이들에게 '내 것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드는 비밀을 알려주겠다'고 하며 이 구절을 함께 읽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는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 애들아 만약에 나에게 과자가 두 개 있어, 그러면 다른 사람 안주고 혼자 다 먹고 싶지?" "네 ~~!!!!"

 

를 시작으로 강론시간에 아이들에게 맞게 이런 내용을 나누었습니다.

 

 

'나에게 무언가 생기거나 내가 좋은 것을 만들었을 때 먼저 그것들을 하느님께 바치고, 그것을 나에게 준 사람들의 사랑과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가진 것을 나누자. 그런 마음이 내가 함께 사는 사람들과 성가정을 만든다.'

 

다행히 아이들과 재미있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내용은 잘 전달 된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잘 대답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강론 하는 중에 제 마음이 뜨끔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하느님께 바치는 것'이 성가정이나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정말 간단한 비밀이라는 것에 강론을 하는 중에 또한번 스스로 납득되었기 때문이고, 동시에 이 노력을 내가 한동안 잊고 살아왔구나 라는 성찰의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내게 온 것이나 내가 만든 것은 제일 먼저 하느님께 바치는 것."

 

그렇게 할 때 나는 더 쉽게 나눌 수 있었고, 덜 아깝게 여기게 되었고, 더 고마워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불필요한 말들을 빼고 복음을 전하다 보니, 그 메세지가 제게 더 선명하게 다가왔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성가정에서 아이들의 역할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도 하게 됩니다. 어른으로 하여금 돌아보게 하는 것. 

 

 

오늘 하루 또 당분간 내게 온 것과 내가 만든 것들을 하느님께 바치는 하루를 살아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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