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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 종신서원식과 서품식 날의 밤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1. 9. 00:15

2021010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토요일 - 종신서원식과 서품식 날의 밤 -

 

 

몇일 전 후배 수사님이 부제품을 받았습니다. 수도자나 사제가 어떤 큰 일을 해서 집중을 받는 일이 있기 전에는, 대중에게 가장 크게 주목받고 축하받는 날은 종신서원식이나 서품식일 겁니다.  그 사람 만을 위해 많은 이들이 기도하고, 그 사람 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여 준비하고, 또 그 사람 만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인 중에 예식이 거행되며, 또 그 사람 만을 위해 축하식이 치러집니다. 

 


 

또한 종신서원식이나 서품식은 우리 교회를 위해 그 사람을 마련하신 하느님께서 주목받고 축하받는 날이기도 합니다. 수도자와 사제는 하느님께서 지금 여전히 우리 교회와 함께 하시며 활동하고 계시다는 큰 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또한 종신서원식이나 서품식은 우리 교회 전체가 주목받고 축하받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런 특별한 종신서원식과 서품식 날 저의 기억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그 날은 종일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말과 떨리는 감동이 저의 입술과 마음에 가득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 날 하루의 많은 시간 동안 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는 것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날의 주인공 자리를 나에게서 다시 하느님께 온전히 돌린 것은 사람들이 다 가고난 밤 조용히 홀로 있게 되었을 때 였습니다. 그 때가 그 날 하루 중 제가 가장 큰 기쁨과 감동을 느낀 때였다는 것을 오늘 묵상 중에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한 세례자는 신랑의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있다가 신랑의 소리를 들으면 기뻐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에게 사람이 모여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기 안에 기쁨이 충만하다고 말합니다. 요한 세례자가 느꼈던 그 기쁨이 혹시 그날 밤 제가 느낀 그런 기쁨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날 밤의 기쁨은 '내가 다시 작아지는 데서 오는 기쁨', '내가 다시 작은 것임을 아는 데서 오는 기쁨'이었습니다. 그 작음과 관련된 기쁨이 체험이 종신과 서품을 통해 받은 가장 큰 은총은 아니었을까라고도 생각하게 됩니다.

 

 

오늘 하루 홀로 고요한 그 밤의 기쁨을 기억하며 지내보려고 합니다. 불안과 욕심 속에 자꾸 커지려는 나를 점시 멈추고, 다시 그 기쁨을 느끼고 싶습니다. 자주 자주 느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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