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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3 사순 5주 화요일 묵상 - 상처의 의미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3. 23. 21:57

 

 

20210323 사순 5주 화요일 묵상 - 상처의 의미 -

 

 

자신과 세상을 조금 더 공부하고 알아가면서, 정작 내 그릇이 그 앎을 따라가지 못해 곤란할 때가 있습니다.

 

"내가 받았던 상처나 고통 중 많은 것이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알긴 알겠어. 인정한다고. 그걸 다른 사람에게 돌리지 않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도 알겠다고. 그런데 뭔가 억울해. 뭔가 손해보는 것  같아. 최소한 그 사람들도 나 만큼은 이렇게 애를 쓰거나 이런 억울함을 느껴야 공평할 것 같아."

 

라는 말을 하게 되는 때 같이요.


 

하느님은 당신을 닮게 사람을 창조하셨다는데 왜 우리가 받는 큰 상처는 왜 죄다 그 사람에게서 받는 걸까 하느님께 따져도 봅니다. 애초에 왜 상처 따위를 창조하셨는지도 말입니다. 

 

이런 질문은 오늘 1독서를 묵상하면서 던지게 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과 모세는 함께 하느님의 일을 해가면서도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왜 이런 식으로 이집트 탈출, 파스카의 의미를 만들어 가고 계셨던 걸까요? 그리고 왜 이런 식으로 오늘 제가 사는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가고 계신 걸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느님을 만나기 전에 제가 알 길이 없는 같습니다. 하지만 경험해 가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을 통해 치유된다."는 것입니다. 묵상 중에 제 삶에서 참으로 아름다웠던 치유의 만남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람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이 떠올림으로 저를 이끈 것은 오늘 1독서에서 만나는 '불 뱀에게 물린 사람들이, 모세가 기둥 위에 달아 놓은 구리뱀을 보고 나았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뱀에게 물린 사람은 뱀을 보고 나았고, 사람에게 상처받은 저는 사람을 보고 나아왔습니다. 

 


 

왜 우리가 사람끼리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며 살도록 창조되었는 진 모르지만, 사람끼리 서로 상처를 보살펴 주며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하나씩 하나씩 더 체험해가고 있습니다. 그런 치유의 순간들을 통해 사람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도 함께 얻어 갑니다. 그리고 이 사람과의 경험은 예수님과의 관계에서도 똑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의 믿음이라는 것을 조금씩 더 얻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믿음이 부족한 저를 위한 육화의 의미가 아닌가 생각도 해봅니다.

 

요한 복음은 믿음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표현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믿음이라는 단어가 대략 98번 생명이라는 단어가 36번 나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십자가에서 이루어진 사람과 예수님 사이의 상처는 결국 사람과 예수님 사이의 믿음으로 이어지는 가장 가까운 거리라는 것을 보게 됩니다.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힘내어 다짐해 봅니다. 그러면 믿음도 가질 수 없습니다. 사람에게도 예수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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