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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1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묵상 - 토마스를 위해 나타나신 방법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4. 12. 12:25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제자들은 두려움에 떨며 골방에 함께 숨어 지내고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본 다른 제자들이 예루살렘의 열 한 제자들을 찾아갔다고 하니 제자들 끼리는 서로 어디있었는지 연락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열 한 제자들에게 처음 나타나셨을 때, 토마스가 다른 제자들과 같이 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왜 토마스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없었을까, 그리고 왜 하필 예수님께서는 그 때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까라는 질문에 마음이 머물렀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사교성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아직 성당도 다니기 전이었고,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어떤 건지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항상 어떤 무리에 들기를 원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어떤 무리에 들었더라도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좋은 무리라 하더라도 계속 같은 친구들하고 만 어울리는 것은 또 싫었던 모양입니다. 부모님도 친구와 사귀는 것 보다는 공부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친구들끼리 놀러 가서 자고 오는 것도 거의 허락해주지 않으셨습니다. 

 

곧잘 외 떨어져 지내곤 하던 저는 어떤 어렵거나 속상한 일을 겪을 때면 혼자 있으며 자신을 탓하며 비극의 주인공이나 비관적인 철학자가 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상의 온갖 허망함과 부조리함 속에 자신을 넣고 스스로 괴로워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토마스도 나처럼 그런 이유로 혼자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닐까?"

 


 

토마스가 어떤 이유에서 다른 제자들과 떨어져 있었던 것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토마스가 없을 때 나타나셨다가,  그가 있을 때 다시 나타나신 것에는 토마스를 위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저에게도 그렇게 찾아오셨던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떤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빠져들었던 외로움, 자괴감, 세상에 대한 허망함, 그리고 다시 외로움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것은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성당에서 고등부 활동을 하면서 친구들과 만나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예수님의 말씀들을 들으며, 저는 그때까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을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토마스와 부활시기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이들 한사람 한사람이 한 명의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저에게  큰 의미를 줍니다. 약하고 평범한, 어떤 면에서는 형편없는 저라는 사람이 예수님을 따르는 길을 걸으면 어떠한 상황을 맞게 되는지 잘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그런 평범하고 형편없는 제자들을 위해 그들에게 필요한 방법과 시간에 찾아 오신다는 것을요.

 

저에게도 처음 오셨을 때에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줄곧 저에게 그렇게 다가오고 계시다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저는 믿게 됩니다. 때로 보이지 않고 때로 의심이 들고 때로 이해되지 않는다 하더라고 그렇게 또 찾아오실 것이라는 것을요.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부활시기가 저에게 주는 희망의 메세지를 이렇게 또 만나게 됩니다. 이 은총의 시기 여러분도 희망의 메시지를 잘 발견하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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