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10414 부활 제2주간 수요일 - 초라한 나와 익숙해지기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4. 17. 17:57

요즘 좀처럼 밤에 잠을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밤이 되면 익숙하지만 서툰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들이 찾아옵니다.

하루 일과를 하고 형제들과 끝기도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와 앉으면 그런 복잡한 감정이 듭니다. 그럼 저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컴퓨터와 핸드폰과 책을 오갑니다. 뉴스를 읽기도 하고, 묵상글을 적기도 하고, 묵상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잠드는 일과는 멀어지고 맙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제가 이런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별 것 하지 못하고 휩쓸리듯 지나 온 하루 끝에 어둔 방에 초라하고 외롭고 평범하게 혼자 남겨 진 자기를 만나는 게 힘들다.”


오늘 복음은 외아들 예수님을 내어 준것이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를 믿고 구원을 받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믿는 사람은 빛으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복음을 묵상하며 정말 심판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믿지 않는 사람은 빛으로 나아가지 않으니, 그 둘의 행동의 차이가 삶에서 드러내는 결과 만으로도 이미 심판이 내려진 것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믿는다 해도 빛으로 나아가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빛으로 나아가는 일은 그 빛 아래 드러나 버리는 꾸며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빛 속에서 마침내 평범하고 진부한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될 때, 우리는 못견딜만큼 슬프고 괴롭게 되기도 합니다. 요즘의 밤 잠 못드는 저의 마음이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훌륭하지도, 유명하지도, 인기있지도 않은 저를 의식하게 될 때면 저도 모르게 말할 때나, 글을 쓸 때나, 행동할 때 과도하게 꾸미거나 시선을 얻으려는 노력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당장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만, 점점 솔직한 나를 만나기 힘들어지게 되고, 또 정작 만났을 때 더 힘들어 지고 맙니다.

 


 

그러므로 초라하고 볼품없는 솔직한 나를 만나고 그런 나에 익숙해져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용기있게 빛 속으로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그것이 믿는 이가 실천하는 진리임을 압니다. 또 거기에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있는 그대로의 나인 채로 글쓰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모습 안에 진리를 실천하는데 필요한 참평화도 있고 진정한 겸손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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