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11108 연중 32주 월요일 묵상강론 (루카 17,1-6) 『깊이 있는 믿음』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11. 8. 09:53

20211108 연중 32주 월요일 묵상강론 (루카 17,1-6)  『깊이 있는 믿음』

 

 

 

"신부님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아마 올 한 해 제가 받은 질문 중에 제일 많은 질문이 이것인 듯 합니다. 매일 이런 질문에 답을 하는 일에 제 삶의 상당한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질문은 제가 동반하고 있는 양성기 수사님들에게로부터 오는 것이예요.

 

그런 때마다 세심한 배려와 올바른 식별을 위해 매번 노력합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올바른 대답을 할 수도 없는 사람도 아니며, 항상 질문을 해오는 수사님들에게 유익한 선택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는 것 만은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거라도 잘하려고 합니다. 그런 순간들에는 항상 꼬리처럼 오늘 복음의 시작인 17장 1절 주는 메세지가 제 마음을 따라다닙니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러나 불행하여라, 그러한 일을 저지르는 자!"(루카 17,1)

 


 

이 말씀은 나도 한 명의 인간이니 당연히 남을 죄짓게 하는 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위로가 되기도 하고, 또 그런 일을 끊임없이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말씀은 이어진 3절의 의미로 저를 안내합니다.

 

"회개 하거든 용서하여라"(루카 17,3)

 

즉, 너도 그러니 다른 이들이 회개하면 용서해라는 말씀. 그런데 잘 안됩니다. 다른 이도 용서가 안되고, 그렇게 용서 못하는 자신이 또 용서가 안됩니다.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이 고민은 5절의 말씀으로 저를 끌고 갑니다.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루카 17,5)

 


 

늘상 고해성사 마다 같은 죄를 반복해 고하다 보면, 이렇게 끊임없이 넘어지는 내가 과연 수도자로서 계속 살아갈 만한 사람인가, 정말 나는 죄를 용서받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올라오곤 합니다. 어떤 때는 고해성사를 보고 나서도 정말 용서 받았나 의문이 남는 때도 있습니다. 저에게 고해성사를 보러 오시는 많은 신자분들도 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는 것도 알고있습니다. 우리의 이 고민은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인 6절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그리고 이 6절의 의미는 우리가 조금 애를 써서 쫓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이 말씀이 어떤 종류의 초능력을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것은 보다 더 깊고 내밀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죄인을 의인으로 바꾸는 그런 믿음의 놀라움에 대한 이야기이겠지요. 죄인이 의인으로 바뀐다는 건 그냥 그 사람을 표현하는 단어나 그 사람의 태도가 바뀌는 그런 수준의 변화가 아닙니다. 더 깊고 내밀하고 경이로운 변화입니다. 그리고 믿음의 놀라운 힘은 그런 경이로움이 저나 여러분 안에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게 한다는 것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저의 안에서도 말입니다!

 


오늘 복음은 제가 동반하는 양성기 수사님들에게 올바로 대답하지 못했던, 또 제가 만나는 신자분들을 유익한 길로 인도하지 못했던 저의 부족함도 용서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제게 조금 더 심어줍니다. 그리고 그 조금 더 심겨진 그 믿음으로 제가 지금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용서하고자 노력할 힘도 조금 더 얻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의 마지막을 묵상하며, 복음의 사도들 처럼 이렇게 기도 합니다.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루카 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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