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연중 28주 수요일 묵상강론- 무덤 속 나 - 루카 11,42-46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10. 13. 13:45

연중 28주 수요일 묵상강론 - 무덤 속 나 - 루카 11,42-46

 


가끔 쓰는 묵상글과 낙서 같은 그림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같은 곳에 올리고 있습니다. 원래는 일기장이나 작은 스케치북에다 하던 것을 부제품을 받을 때 중고 아이패드를 선물 받고 나서 부터는 패드에 주로 그리게 되었고 그러다 SNS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벌써 한 2년이 넘었네요.


처음에는 혼자 묵상 한 것들을 잊어버릴 까 일기처럼 기록해 두는 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 자꾸 제 글을 읽는 사람들 수자에도 신경이 가게 되었습니다. 행여 평소보다 방문자가 좋아요를 표시한 사람들 수자가 적은 때면 뭔가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자꾸 앱을 열어보고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글 내용도 조금 달라져 왔습니다. 저 스스로만을 위해 쓰는 글도 있지만, 남들에게 들려주는 식의 글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스스로 깨달은 내용만을 올리기도 하지만, 많은 글에서는 '나는 이렇게 깨달았고 노력하겠으니 글을 읽는 분들도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라고 안내하는 글도 많아졌습니다.



그렇게 올리는 글의 수가 늘어가다가 어떤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더 크게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루카 복음 11장 46절의 말씀입니다.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씩 예전에 쓴 글을 읽곤 하는데, 적지 않은 때에 ‘아, 내가 이런 글도 썼던가?’라며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글은 정말 내가 이런 글을 썼었냐며 좋은 기분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글은 아이고 입만 살았었네 하고 부끄럽게 느껴지는 글도 있습니다. 그런 글을 쓰고 있던 저를 생각해 보면 오늘 복음 44절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너희가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 위를 밟고 다니면서도 무덤인 줄을 알지 못한다.”

마치 제가 제 무덤 안에 죽어 있는 줄도 모르고 기고만장해 있으면서, 제 무덤 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이 제 무덤 십자가에가 인사하는 것을 보고 마치 저에게 인사하는 줄 착각하고, 우쭐해져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말입니다.

 



SNS에 묵상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나만을 위해 올리는 것이 아니기 시작하면서, 줄곧 저를 괴롭히는 생각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깨달음이나 말이라 해도 나 스스로가 행할 것이 아니면 차라리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이 나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아니면 누군가에게 말하기 까지는 하더라도, 내가 애써 노력하지 못할 것이면 그걸 못한다고 누굴 나무라서는 안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같은 것들요.

그리고 야고보서를 찾아보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야고보서 2장에 18절에서 미성숙한 신자들에게 실천 없는 그들의 믿음을 보여달라고 외치며, 자신은 실천으로 스스로의 믿음을 보여주겠다고 합니다. 이어 24절에서는 사람은 믿음 만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의롭게 된다고도 외칩니다.



자기 한 말에 부끄럽지 않도록 조금이라도 더 잘 살려고 SNS를 한다고 하면 하느님께서는 귀여운 궤변으로 봐 주실까요? 어쨋든 오늘 하루 실천 하나 더 해보고 하느님께 따져볼 요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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