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11124 연중 34주일 수요일 묵상강론 '오늘날의 박해' 루카 21,12-19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1. 11. 25. 21:53

20211124 연중 34주일 수요일 묵상강론 '오늘날의 박해' 루카 21,12-19

 

 

"성당 다니면 죽여버리겠어!" 라는 말을 진지하고 심각하게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 정도까진 아니라도 "성당 다니면 가만 안둘꺼야!"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혹시 있으신가요? 아직 우리 주변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서 힘들게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아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에게는 아마 "좀 성당 좀 다녀라!"라는 말이 더 익숙할 듯 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그런 말을 들으며 신앙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박해와 순교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아마 조금은 다를 듯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은 그런 것과는 상관 없이 우리 모두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그대에게 박해와 순교란 무엇인가요?"

 


 

저는 그 답을 신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뜻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앙은 사랑이신 하느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니 신앙은 당연히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니, 박해는 결국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을 막는 어떤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저는 이 박해에는 가진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이 있다는 걸 보게 됩니다. 

 

외적인 박해는 좋은 일을 한 사람들이 좋은 소리를 듣는 일이 점점 줄어들게 하는, 개인의 성취와 물질적 결과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상의 가치기준'입니다. 이 기준 아래 우리는 좋은 일을 할 때 점점 더 눈치를 보게 되고, 점점 더 많은 위험을 안게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세상의 가치기준'이 오늘날 우리가 매일 맞서야 할 외적 박해입니다.  

 

내적인 박해는 내가 사랑을 실천하는데 장애가 되는 내 안의 생각과 감정들입니다. 저는 아직도 가끔 뭔가 좋은 일을 하는 동안 '누가 지금 타나나서 나를 좀 보지 않나?', 라는 옹졸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나는 이정도 했는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안해?'라며 분노를 느끼기도 하고,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왜 사람들은 몰라주지?'라며 억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제 안의 생각과 감정들은 제가 계속해서 사랑을 실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바로 이 내 안의 생각과 감정들이 죽는 날까지 제가 맞서야 할 내적 박해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의 순교는 그런 성취와 결과만 바라는 세상의 기준에 따르지 않고, 내 안의 옹졸함과 분노와 억울함 같은 생각과 감정을 견뎌내며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가마 속의 순교보다 고통은 덜하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쉽게 더 쉽다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우리로 하여금 오늘처럼 순교성인들을 잊지 않고 기리도록 합니다. 그리고 성령께서는 오늘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박해를 알아보게 하시고, 순교의 삶을 살도록 용기를 주십니다.

 


 

이 순교의 삶과 관련 해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발견하는 신비 중 하나를 나누고 싶습니다. 가끔 상태가 좋아져서 공동체나 다른 형제들을 위해 보이지 않게 사랑을 실천하고도 옹졸함이나 분노나 억울함 없이 행복한 시기가 되면, 그제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무엇이냐면, '누군가가 몰래 공동체나 다른 형제들을 위해 해놓은 일들'입니다. 그런 걸 발견하는 때면 저의 기쁨과 행복은 두 배, 세 배가 됩니다. 그럴 때면 여전히 오늘날의 외적 내적 박해에 대해 자유롭지 못해서 그런 거라 스스로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 그런 기쁨은 좀 누려도 되지 않을까요? 우린 항상 성장하는 중에 있는 존재니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 노력하지 않겠어요? ^^ 서로 서로가 그런 기쁨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면 참 좋겠습니다.

 

 

 

 

 

 

 

#가톨릭 #묵상 #기도 #예수성심 #복음 #말씀 #독서 #예수성심 #사랑 #십자가 #수도회 #천주교 #강론 #매일미사 #놀이터에서묵상하기  www.mooksang.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