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요한복음

20211231 성탄팔일축제 제7일 금요일 묵상강론 요한 1,1-8 "빛이 주는 의미"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1. 2. 13:23

20211231 성탄팔일축제 제7일 금요일 묵상강론 요한 1,1-8 "빛이 주는 의미"

 

 

오늘은 성탄 팔일 축제 중 일곱 번째 날입니다. 예전에는 성탄 하루만 기뻐하며 지냈었는데, 수도원에 들어오고 나서야 교회에서 성탄축제를 8일동안 지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축제를 일곱 날이나 더 지내는 삶을 산다는 것도 소소한 기쁨이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벌써 올 한해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즘 평소에 지내는 곳과 떨어진 낯선 곳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평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사람 사는 곳에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야기로만 듣던 것과 실제로 보는 것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이야기로 많이 접했던 풍경을 실제로 접할 때의 놀라움도 이렇게 큰데, 예언으로만 듣던 분을 직접 만난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의 놀라움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새롭게 만나는 오늘 하루도 놀랍고 감사합니다. 

 


 

그런데 오후가 되니 하루도 안되는 그 짧은 시간 속에 새로움에 대한 놀라움은  어느새 잊혀져 있습니다. 이처럼 묵상과 기도로 만나는 잠시의 깨달음은 마치 바다에 던지는 소금돌과 같은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상은 깨달음에 대한 망각의 바다 같이 느껴집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묵상하고 실천해 보지만, 한 해를 보내는 오늘 돌아보면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 내가 상처주는 이들, 또 내가 반복해서 빠지는 유혹들과 나의 약함들은 변함없이 굳건합니다. 그래서 새 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무겁고 어둡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과 함께 오늘 복음에서 마음에 다가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요한 사도는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람들의 빛이라는 표현은 나에게 희망이 있다는 의미도 되지만, 동시에 내가 언제나 어둠 속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둠과 떨어져 살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래서 빛이신 하느님에게서 떨어져서는 안되는 존재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둠이 어둠인지도 모르고 마니까요. 그래서 매번 깨달음은 쏜살같이 망각으로 가지만, 매번 새롭게 깨달음을 주신다는 것을 기억하고 힘을 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새로운 놀라움을 주는 낯선 풍경은 매일 만나는 풍경에서 만나기도 합니다. 내가 매일 변하니까요. 그런 망각과 평범함에서의 새로움의 놀라움들에 빛의 신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빛의 신비에서의 예수님의 변모처럼 말이예요.

 

 


 

여느 날과 다름 없는 새 하루가 새해 첫날로 기쁨을 나누는 날이 될 수 있듯이,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나에게는 성탄 팔일 축제가 될 수 있듯이, 여느 다름 없는 일상의 시간들이 기쁨과 놀라움이 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교가 믿는 신비입니다. 오늘 그리고 내일 나누는 새해 인사의 기쁨을 내년 한해에는 매일 나눌 수 있도록, 매일을 낯선 것으로 그래서 새로운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매일 망각하지만 

또 매일 성경을 통해 깨달음을 주시기를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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