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요한복음

20220502 부활 3주간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요한 6,22-29 "순례의 길이란"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5. 3. 16:21

 

"여러분 이단이 가톨릭 교의형성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아십니까?"

 

공의회에 대한 수업을 하다 갑자기 교수신부님이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신학교에서 공부하다 새롭게 알게 아주 흥미로웠던 사실 하나는 이단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식별되어 단죄받고 사라져갔던 많은 이단들은 사실 우리 가톨릭의 교의형성에 역할을 했다는 것을 수업시간에 처음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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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국교가 되자 각지에 흩어져 박해를 피해 숨어서 신앙생활을 했던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자유롭게 세력을 형성하며 한데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다양한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중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실행하던 예수님과 전례를 하나로 통일되게 모으고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과정 중에 교회의 공동식별 아래 많은 것들이 이단으로 판단되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정해진 교의에 대한 정답이 처음부터 있어서 그것과 다른 것을 이단으로 판명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이 있으면 생각에 대해 토론하며 교의를 만들어 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단으로 판명되었던 생각들은 우리 교회가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가며 확인하게 해준 동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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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단과 교의의 관계는 오늘 우리 수도자들이 수도생활을 하는 동안 받는 선물이나 수도생활의 멋진 매력 하나이기도 합니다. 입회 양성소에서 종일 함께 같은 일을 하며 생활하는 형제들은 시간을 통해 각자 다른 서로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갑니다. 때론 인정하기 싫고, 때론 억울하고, 때로는 스스로가 경멸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픈 과정은 참된 자신의 모습으로 하느님과 참된 만남을 갖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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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품 후에는 그렇지 않기를 바랐지만, 역시 과정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 받았던 감사한 은총과 놀라운 체험들을 시간과 함께 점점 잊어버리듯,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모습도 우리는 점점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결국 참된 나로 만났던 하느님의 기억도 점점 잊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기리는 이단과 맞섰던 아타나시오 주교학자도, 표징만을 바랬던 복음에 나오는 제자들도, 그리고 다른 이들과 함께 오늘을 사는 우리도 모두 주변의 일들과 사람들과 자기 스스로를 통해 나와 하느님을 끊임없이 알았다가 잊었다가 알아가는 일을 반복하는 같습니다. 순례의 길이란 그런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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