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 연중 33주 월 묵상강론 루카 18,35-43 [ 오늘 여러분은 누구와 어떤 영향을 주고 받고 있나요? ]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끼치며 살고 있습니다. 길거리를 지나다 부딪힌 사람에게 화를 나게 하는 우연한 영향부터, 자식을 낳으며 한 사람의 생명을 시작하게 하는 적극적인 영향까지 우리는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항상 누군가와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이것을 어떤 사람은 세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라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인연이라고 표현하고, 또 어떤 사람은 신의 설계라고도 표현합니다. 어떻게 표현하든 지금 우리도, 저도 여러분에게 여러분도 저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좋은 영향을 드리고 있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여러분은 의심의 여지없이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우리가 항상 서로서로 좋은 영향만을 주면서 살기는 어렵습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마태오 복음18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많은 이 세상. 사실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또 루카복음 17장에서는 “남을 죄짓게 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는 없다.”
우리가 복음을 묵상하면서 복음의 여러 장면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일은 매우 좋은 기도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아무리 많이 지나도 그런 일은 항상 똑같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묵상하는 것은 나의 하루를 성찰하는 좋은 시작점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과 눈먼 이와 군중이 등장 해 서로에게 이런 저런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예수님은 눈먼 이를 가까이 데려오라며 군중을 무안하게 하고, 눈먼 이의 병을 낫게 하고 그에게 구원을 줍니다. 눈먼 이는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예수님께 소리를 질러 군중을 불편하게 하고, 예수님께 믿음을 보이며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시게 합니다. 군중은 눈먼 이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어 예수님을 불편하게 하고, 눈먼 이에게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걸 알리고 가까이 못하게 하려 하다가, 나중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예수님께 데려갑니다. 이 세 등장 인물들은 촘촘이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계속 주고 있습니다.
이것들 중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때도 있고, 꾸짖을 때도 있고, 예수님께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막을 때도 있습니다. 반대로 좋은 영향을 주는 것 처럼 보이는 때도 보입니다. 예수님께 데려갈 때도 있고, 병을 낫게 할 때도 있고, 믿음을 고백할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또 이것은 복잡하기도 합니다. 군중들은 예수님을 배려하려고 하다가 오히려 예수님께 무안을 당합니다. 또 눈먼 이를 예수님께 다가가지 못하게 막다가 나중에는 반대로 가까이 데려갑니다. 눈먼 이는 죄인 취급을 당하다가 나중에는 구원을 받고 군중들에게 보란듯이 떠나갑니다.
잠시 어제나 오늘 우리가 만났던 사람들을 한 번 떠올려 봅시다. 우리는 누구 누구를 만났습니까? 그리고 또 한 명식 떠올리며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은 그분에게 또 그분은 여러분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습니까? 여러분은 그분들을 예수님께로 이끌었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은 그분들이 예수님께로 가려는 것을 막았습니까? 또 그분들은 여러분을 예수님께로 이끌었습니까 아니면 막았습니까?
조금만 생각해 봐도 우리가 어제 오늘 많은 이들과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아왔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 중에는 감사한 것도, 미안한 것도, 안타까운 것도, 밋밋한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어제 오늘 어떤 분들과 어떤 영향을 주고 받아왔건, 지금 우리의 모습을 한 번 봅시다. 우리는 지금 미사에서 예수님을 기억하고 찬미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내가 받았던 사랑과 기적을 기억하고, 내가 예수님께 가려는 것을 막았던 사람들을 용서하고, 내가 누군가 예수님께 가려는 것을 막았던 것을 반성하며, 함께 예수님을 찬미하려고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미사 안에서 서로를 예수님께 데려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복잡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안타깝지만 항상 좋은 영향만을 주고 받을 수는 없습니다. 거기에서 우리에게 고통도 생기고, 아픔도 생기고, 미움도, 섭섭함도, 원망도, 슬픔도 생깁니다. 때로는 예수님에게로부터 그런 것들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만 머무를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사람들은 예수님을 찬미하게 될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경험 끝에 지금 미사 중에 성체 성사로 예수님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든 우리는 이 일을 계속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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