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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2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마태 10,17-22 [마음이 다시 빈 구유가 되는, 기다림의 신비]

20241226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마태 10,17-22 [마음이 다시 빈 구유가 되는, 기다림의 신비]⠀묵상을 하다 보면 어느 날 우리 마음은 빈 구유가 되어 간절히 기다리기도 하고, 의회와 회당이 되어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합니다.⠀지난 대림시기 중에 마음과 몸이 고된 시기가 한 동안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기력을 회복하고 오랜만에 고요 속에 묵상하려고 성전에 앉았을 때였습니다. 적막함 속에 고단한 몸과 마음을 잡아매고 앉아 있는데, 불현듯 내가 여기 앉아서 누군가를 이렇게 기다릴 수 있다는 현실이 매우 비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 이 기다림이라는 것이 세상에 존재하는다는 것이 너무나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한 존재가 다른 한 존재가 자신에게 다가올 것을 알게 되고,..

20241212 대림2주 목 묵상강론 마태 11,11-15 [ 어떻게 인간은 이토록 잔인하고 또 동시에 이토록 아름다운가]

20241212 대림2주 목 묵상강론 마태 11,11-15 [ 어떻게 인간은 이토록 잔인하고 또 동시에 이토록 아름다운가]    그저께 10일 자정 즈음 노벨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내란 정국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 때에 유튜브 영상들 사이에서 그나마 위로를 주는 빛나는 영상이었습니다. 사실은 지금도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박지성이 영국 명문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할 때나, 손흥민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득점왕을 할 때나, 비티에스나 블랭핑크가 미국 빌보드 챠트나 일본 오리곤 차트에서 1위를 할 때에도 정말 놀랐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이 한글로 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 했었기에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정말 케이팝 케이컬쳐의 영향이 큰 모양..

20241201 대림 1주 묵상강론 루카 21,25 - 28.34-36 [ 깨어 기도한다는 것 ]

⠀20241201 대림 1주 묵상강론 루카 21,25 - 28.34-36[ 깨어 기도한다는 것 ]⠀  ‘넌 죽어 있는게 아니니까.’⠀옷깃을 여미고 털모자를 쓰고 길을 나서며 지나가는 앙상한 가지들에게 속삭입니다.⠀커다란 파도가 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처럼 올해 첫 눈도 그렇게 왔다 갔습니다. 수도원 성당에서의 아침기도도 두터운 스웨터나 패딩 없이는 시작하기 여러워졌습니다. 조금씩 생활의 구석구석이 겨울로 물들고 있습니다.⠀...⠀대림 1주일. 이제 한 해가 시작되었고, 우리는 한 해의 첫 마음을 성탄을 항해 두려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구절을 만납니다.⠀“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루카 28,34)⠀기쁠 일보다는 슬플 일에 더 가까울 수도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