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20107 주님 공현 후 금요일 묵상강론 루카 5,12 - 16 "치유는 다시 받아들여지는 것"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1. 8. 08:31

20220107 주님 공현 후 금요일 묵상강론 

루카 5,12 - 16  "치유는 다시 받아들여 지는 것"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나병환자가 치유받는 예수님의 기적을 만납니다. 나병환자는 온몸에 병이 퍼져 매우 괴로운 삶을 사는 중에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병환자는  자신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는 경험을 합니다. 하루 하루 겪는 갖가지 어려움과 반복해서 저지르는 죄 때문에 답답해 하며 사는 우리에게는 참 부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기회는 교회 안의 몇가지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것들을 통해 성령의 활동하심과 함께 오늘 우리에게 더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것이 무언인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성경에서 나병환자가 어떻게 다루어 지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약성경에는 하느님께서 나병환자와 같은 악성 피부병에 걸린 이를 치유하시는 이야기가 두 번 나옵니다. 첫번 째 이야기는 민수기 12장 10절 에서 16절에 나옵니다. 모세를 시기하며 비방하던 미르암이 하느님의 벌을 받아 악성 피부병을 얻게 됩니다. 그러자 모세가 오히려 이 미르암을 위해 기도하게 되고, 하느님의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미르암을 이레 동안 진영 밖에 두라고 명하시며 치유해 주십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열왕기 하권 5장 1절에서 4절에 나옵니다. 아람 장수 나아만은 나병환자였는데, 이스라엘의 예언자 엘리사가 치유해 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찾아갑니다. 엘리사가 나아만에게 요르단 강에 일곱 번 몸을 담그면 나을 것이라 말하자 쓸데없는 말이라고 처음에 화를 내었다가 따라하자 병이 나았습니다. 나아만은 엘리사를 찾아와 이제 이스라엘의 하느님만을 섬길 것이라며 답례를 하려 하지만 엘리사는 하느님이 계시는 한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엘리사의 종 중에 게하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이 멋대로 나아만을 찾아가 답례품을 몰래 받아와 버립니다. 게하지가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엘리사는 게하지를 나무라며 나아만에게 있던 나병이 게하지와 후손에게 옳아 영원히 붙을 것이라고 합니다. 결국 게하지는 나병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성경에는 악성 피부병이나 나병을 치유해 주시는 하느님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동시에 나쁜 마음을 먹는 사람에게 이 병이 내리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신약 시대에도 나병과 같은 악성 피부병에 걸린 사람들은 죄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공동체에서 떨어져 지내야 했으며, 누군가 지나갈 때면 큰 소리로 나는 환자요 죄인이라고 큰 소리를 쳐야 했습니다. 당시에 공동체에서 떨어져 지낸다는 것은 삶의 수단을 거의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다시 공동체로 돌아오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신체의 질병이 주는 제약도 힘들었지만 그런 추방 또는 격리의 사회적 제약은 비교할 수 없이 더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빛 하나 없는 절망 속에 살던 나병환자가 병의 치유 뿐만 아니라 인생이 뒤바뀌는 기적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은 병이 나은 사람에게 사제에게 가서 몸을 보이고 모세가 정한 대로 예물을 바쳐 증거가 되어라고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내가 나았다는 것을 증거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 병이 나음으로 인해 이 사람은 다시 공동체로 들어와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신체의 제약 뿐만 아니라 사회적 제약도 없어진 것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이 나병환자 처럼 여러가지 현실의 어려움과 반복해 짓게 되는 죄에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의 절망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해 "나는 병자요 나는 죄인이요" 라고 외치던 나병환자들처럼, 우리 스스로를 하느님으로부터 추방하거나, 사회나 이웃 형제 가족들로부터 또는 성당으로부터 자신을 격리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도 치유를 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나는 병자요 나는 죄인이요" 외치는 대신 오늘 복음에서 만나는 나병환자처럼 예수님 앞에 엎드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는 바로 그것은 세례성사와 성체성사와 고해성사입니다. 이 성사들 안에서 깊은 마음으로 예수님의 치유를 믿고 바란다면 반드시 우리 안에 특별한 하느님의 방식으로 치유가 일어 날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치유를 위해서 얼마 간의 격리와 절망의 시간을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잊지 맙시다. 우리의 믿음의 외침은 반드시 치유와 하느님과 공동체로의 복귀라는 열매로 우리에게 주어질 것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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