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0년 2월 24일 연중 7주 월요일 미워하는 마음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0. 2. 24. 15:25

 

   오늘 아침에 어떤 분과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미워하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크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눈이 잠시 흐려졌어요. 섭섭하게 들은 말에도 마음이 조금 흔들렸어요. 그래도 감사히 이번에는 금방 다시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돌려주셨습니다. 사랑하기는 역시 혼자 힘으로 또 내 마음대로 안된다는 걸 또 느낍니다.

 

  묵상 중에 그 때의 상황을 다시 떠올려 보았어요. 미워하는 마음이 들 때, 그 마음을 간직하면 편안해 지는 미묘한 흐름을 보게 되었습니다. 미워하고 그 사람에게 내 부정적인 마음을 쏟아내면서 내 스스로에게서는 편안함을 느꼈던 겁니다. 부정적인 마음을 쏟아내는 방법이 성숙한 것이었라 해도, 제 마음 안에는 미움이란 감정을 통해 숨어버리는 나의 나약함이 있었던 겁니다. 오늘의 경우에 본 저의 나약함은 '가치없어 질까 두려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고 괴롭혀 올 때, 나는 내가 가치없어질까 봐 두려워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께 떠올랐던 미움이라는 감정을 계속 유지하면서 그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그 사람을 계속해서 미워하지 않으면 '가치없어 질까 두려워하고 있는 나'를 직면해야했으니 미움이라는 감정으로 도망치고 있었던 겁니다. 스스로의 나약함을 직면할 용기가 없으면 오롯이 이웃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또 체험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 물 속으로 내던지는 더러운 영이 아이를 빠져나가자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 내 안에 미움이라는 것을 겉어 냈다면, 저 역시 죽은 것처럼 되어 자신의 나약함이라는 죽음의 고통에 압도되고 말았을 겁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계명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각자의 나약함을 마주할 힘을 기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기도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오늘 복음은 명백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모임에서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의노와 같은 정당한 미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런 미움으로 도망쳐 와 숨고자 하는 나 자신의 나약함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을 즉시 바로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영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지혜는 위로부터 오고 그런 지혜는 기도가 아니면 안됩니다. 오늘 하루의 수고가 힘에 겹고 피곤하더라도 누군가가 미워질 때가 있다면, 잠시 잠깐이라도 기도하며 위로부터의 지혜에서 오는 온유한 마음을 가지고 착하게 살며, 자기의 실천을 보여 주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만들어내어 보면 어떨까요? ^^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거짓말처럼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제게 방금 그랬듯이요 ^^

 

 

 

 

 

 

< 독서 및 복음 >

 

1독서

 

야고보서 3,13-18
사랑하는 여러분, 13 여러분 가운데 누가 지혜롭고 총명합니까?
그러한 사람은 지혜에서 오는 온유한 마음을 가지고 착하게 살아,
자기의 실천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14 그러나 여러분이 마음속에 모진 시기와 이기심을 품고 있거든,
자만하거나 진리를 거슬러 거짓말을 하지 마십시오.
15 그러한 지혜는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세속적이고 현세적이며 악마적인 것입니다.
16 시기와 이기심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온갖 악행도 있습니다.
17 그러나 위에서 오는 지혜는 먼저 순수하고,
그다음으로 평화롭고 관대하고 유순하며,
자비와 좋은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위선이 없습니다.
18 의로움의 열매는 평화를 이루는 이들을 위하여 평화 속에서 심어집니다.

 

 

복음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14-29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산에서 내려와
14 다른 제자들에게 가서 보니,
그 제자들이 군중에게 둘러싸여 율법 학자들과 논쟁하고 있었다.
15 마침 군중이 모두 예수님을 보고는 몹시 놀라며 달려와 인사하였다.
1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저들과 무슨 논쟁을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7 군중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스승님, 벙어리 영이 들린 제 아들을 스승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18 어디에서건 그 영이 아이를 사로잡기만 하면 거꾸러뜨립니다.
그러면 아이는 거품을 흘리고 이를 갈며 몸이 뻣뻣해집니다.
그래서 스승님의 제자들에게 저 영을 쫓아내 달라고 하였지만,
그들은 쫓아내지 못하였습니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는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 곁에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내게 데려오너라.” 하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20 그래서 사람들이 아이를 예수님께 데려왔다.
그 영은 예수님을 보자 곧바로 아이를 뒤흔들어 댔다.
아이는 땅에 쓰러져 거품을 흘리며 뒹굴었다.
21 예수님께서 그 아버지에게,
“아이가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되었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대답하였다. “어릴 적부터입니다.
22 저 영이 자주 아이를 죽이려고 불 속으로도, 물속으로도 내던졌습니다.
이제 하실 수 있으면 저희를 가엾이 여겨 도와주십시오.”
23 예수님께서 그에게 “‘하실 수 있으면’이 무슨 말이냐?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고 말씀하시자,
24 아이 아버지가 곧바로,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25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떼를 지어 달려드는 것을 보시고
더러운 영을 꾸짖으며 말씀하셨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26 그러자 그 영이 소리를 지르며 아이를 마구 뒤흔들어 놓고 나가니,
아이는 죽은 것처럼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아이가 죽었구나.” 하였다.
27 그러나 예수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28 그 뒤에 예수님께서 집에 들어가셨을 때에 제자들이 그분께 따로,
“어째서 저희는 그 영을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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