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20531 부활 7주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묵상강론루카 1,39-56 "성모님의 걸음은"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5. 30. 17:18

 

20220531 부활 7주 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 묵상강론 

루카 1,39-56 "성모님의 걸음은"

 

 

"준정씨, 이거 현금하고 같은 거니까 절대 잃어버리면 안된다!!"

 

신입사원시절 어느 날 저는 CD( 양도성 예금증서) 두 장을 모처에 전해주라는 이야기를 과장님에게 들었습니다. 그게 뭔지 알아보기도 전에 제 귀에는 과장님의 다음 이야기가 꽂혔습니다.

 

"76억 이다."

 

...

 

76억! 이 두 장이 76억이라니... 내 월급으로 평생을 모아도 근처에도 못 갈 엄청난 금액이었습니다. 처음보는 그 두 장의 CD를  봉투에 잘 봉해서 다른 한 직원과 함께 사무실을 나서 길을 떠났습니다. 사랑에 빠졌던 시기에 잠시 평소와 달라보였던 사무실 옆 나무가 그 날 다시 또 달라보였습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다 나를 보는 것 같고, 도로 위의 차들이 다 나의 차로 달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영화에서 봤던 것 처럼 서류봉투에 수갑이라도 채워 저의 손목 한쪽에 걸어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모처에 도착해 무사히 그것을 전해줬을 때 갑자기 느껴졌던 해방과 안도의 느낌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야 가는 동안의 저의 긴장과 두려움의 걸음은 돌아오는 동안 기쁨의 걸음으로 바꼈습니다.

 

...

 

중요한 것을 품고 길을 떠나는 것은 기쁜 걸음일 수도 있지만, 긴장된 걸음일 수도 또 두려움의 걸음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날이 그랬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예수님을 품고 다니셨던 성모님의 걸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성모님께서 참 인간이셨던 만큼 조금이나마 인간적인 걱정이나 의심이 있었다면, 아마 오늘 엘리사벳을 만나 그런 것들에게서 벗어나 해방과 안도의 느낌을 얻으셨을 것입니다. 즈카르야의 집을 떠나 본가로 돌아가는 성모님의 발걸음은 갈때보다 더 큰 기쁨의 걸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묵상에 관해서라면 아무래도 총각인 저는 임신의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감히 따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엄마 태중에 있는 아이는 그 어떤 아이라도 76억 따위와는 비교도 안될 중요한 존재일 것이고, 성령으로 잉태하신 성모님 태중의 아이는 더욱더 그러했을 테니까요.

 

...

 

가톨릭에 성모님의 사랑을 기리는 신심은 그래서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에 품으며 그것이 이루어지리라고 믿는 함께 사람들끼리의 만남이 얼마나 아름답고 기쁜 것인가 보여주는 오늘 방문축일도 참 소중하고 중요하게 느껴집니다.

 

각자가 걸어왔던 긴장과 두려움의 걸음이 그런 만남 안에서 기쁨의 걸음으로 바뀌었던 경험은 아마 우리 모두 한 두번 겪은 것이 아닐겁니다. 하느님 말씀을 품은 서로의 만남으로 서로의 걸음을 기쁨의 걸음으로 바꾸는 아름다운 경험을 하는 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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