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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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10절의 말씀에 더 깊이 머물러 봤습니다. 10절의 말씀은 이렇습니다.
“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자는 모두 용서받을 것이다.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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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읽고 듣고 공부합니다. 평신도 분들은 성경 통독을 하기도 하고, 강론이나 강의를 듣고, 성경 공부모임에 들기도 합니다. 신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이 신학교에서 수업을 통해 공부하고 논문을 쓰며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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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초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치열했습니다.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문제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함께 믿고 있는 거의 모든 교의는 5차 공의회 이전에 거의 확립된 것입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이 시기에 토론에서 진 측은 이단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고 때로는 묵숨을 내어놓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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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신경 같은 기도문, 여기 있는 미사경본의 표현들 하나하나가 우리 신앙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밝히고 지켜온 치열한 논쟁의 열매들입니다. 그 열매가 맺어지기까지의 흘린 피와 땀의 노력을 공부하면서 저는 기도문이나 미사 경본의 한자 한자로 마음대로 바꾸거나 쓸데없는 다른 말을 덧붙이지 않으려고 한다는 교수신부님의 말씀에 공감하고 저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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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공부와 논쟁의 역사는 교리나 교의와 관련되어 교회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과학이나 인문학같은 세상의 학문에도 다 있습니다. 그 열매가 이를 테면 과학법칙이나 역사적 고증 이런 것일 테죠. 학문적인 측면에서 보면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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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리나 교의가 과학이나 인문학 같은 세상의 학문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바로 성령의 역할입니다. 과학과 인문학은 인간의 힘으로 하는 것입니다. 물론 초월적인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 하지만 우리가 믿는 신과는 다른 존재죠. 하지만 교리나 교의는 인간의 힘만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의 도움 없이는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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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아들을 거슬러 말하는 것은 어쩌면 올바르고 균형된 성숙한 신앙의 길을 가기 위해 던지는 질문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말씀드리지만 영성은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그런데 질문은 의심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질문의 답을 찾는 일은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할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고, 선과 악을 식별하고,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을 묵상하는 일은 성령의 도우심 없이는 우리에게 불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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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씀은, 성령을 모독하는 것은 우리의 가장 근본이 되는 자리를 부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 깊은 차원의 죄라는 것을 밝히는 말씀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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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수도회도 다 사람사는 곳이다 라는 말을 자주합니다. 사람이 다 사람이지 거기라고 별다를 게 있나라는 말도 자주합니다. 하지만 이 말은 크게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상과 같은 모습으로 공부하고 일하고 살고 있지만, 우리는 그 모든일을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 안에서 진행하고 기도로 마칩니다. 곧 성령 안에서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삶이 세상의 삶과 다른 점입니다. 그래서 이런 표현은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을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과 함께 오늘 나의 삶을 다음과 같이 성찰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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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내가 하는 모든 일과 생각과 결정을 성령의 도우심을 청하고 그 안에서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세상의 한 사람으로 나의 힘으로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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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1 연중 28주 토요일 묵상강론 루카 12,8-12 “성령을 거슬러 말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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