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6010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루카 5,12 - 16 [ 이렇게 기발한 선교라니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6. 1. 11. 21:19

2026010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루카 5,12 - 16 

[ 이렇게 기발한 선교라니 ]

 

 

 

오늘 머리를 깍으러 갔습니다.

보통은 세 달 정도에 한 번 깍는데, 이번에는 윗머리가 많이 무거워 조금 일찍 갔습니다.

 

수도원 가까운 곳에 머리깍는 의자가 두개 있는 작은 미용실이 있습니다.

언제나 기분좋게 맞아주는 주인과 편안한 분위기가 있는 곳입니다.

 

머리를 깍는 삼십분이 조금 안되는 시간 동안

신자가 아닌 그에게 저는 가톨릭과 수도사제의 삶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주인은 자기 삶의 소소한 이야기나 다른 사람에게 나누기 조금 어려운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근데 머리는 제대로 깍고 계신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문득 이런 걱정도 들지만

매번 미용실을 나설 땐 만족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되게 하는 실력자이십니다.

 

...

 

"고객님.. 이게 좀 종교 이야기라 아무에게나 하기 힘든데

고객님 오시면 할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고객님은 좀 종교에 진심이시잖아요"

 

종교에 좀 진심이시잖아요 라는 표현이 어찌나 재밌던지 한참 웃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들은 이야기를 요약하면...

 

어느 날 부터 두 사람이 염색 예약을 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서너 달을 왔는데

처음에는 발표할 것이 있는데 좀 들어주겠느냐로 시작해서

사실은 이게 전교같은 이야긴데 일단 가볍게 들어보라고 하더니

거절 못하는 착한 주인에게 서너달 동안 잔뜩 이야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내용이 너무 이상하더라는 겁니다. 

 

가톨릭은 가짜고 십계명은 원래 아홉 개고

십자가는 슬픔의 상징인데 교회에 걸면 안된다

하느님이 남자 하느님과 여자 하느님이 있다

유월절을 지켜야 한다 등등 ..

 

그러다 최근 바로 며칠 전 왔을 때 비로소

자신들이 하나님의 교회다닌다고 이야기 했다는 겁니다.

 

...

 

저는 이야기를 듣다 머리를 탁하고 쳤습니다.

 

"와~ 그럼 염색하고선 미용실에 꼼짝없이 둘이

최소한 한시간은 있어야 하고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수 밖에 없네요.

이것참 정말 기발한 선교 방법이네요!"

 

저에게는 이야기의 내용보다 이들이

자신의 일에 얼마나 열심하고 그걸 위해 얼마나 기발한 방법들을

동원하는지가 더 놀랍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나는 얼마나 나의 일에

예수성심의 선교사로서 선교의 일에

저렇게 열심하고 있는가 저렇게 기발하고 있는가

잠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오늘 복음을 전는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고

아드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그 생명을 지니고 있고

그래서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은 죽음 너머에 있는 것이지만

그것의 존재만으로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삶에

의미를 주고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고

 

그래서

 

꿋꿋이 절망속에서도 살게하고

기꺼이 두려움 없이 손해보게 하고

묵묵히 용감하게 지도록 합니다.

 

영원한 생명을 가진 자는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이번 한 주 조금 더 깊이 묵상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