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00920 연중 25주 주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0. 9. 20. 18:09

 

20200920 연중 25주 주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가 또는 옳은 것인가 -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새삼 보게 된 것이 있습니다.지금까지 있지 않았던 새로운 일들이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이라는 팀에 가레스 베일 와 함께 뛰게 된다는 소식이나,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오늘 아침 류현진 선수와 김광현 선수가 동시에 선발로 나선다는 소식들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미국 정치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첫 흑인여성 미국 부통령 후보가 나온 일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처음 일어나는 새로운 일들은 우리 주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새로운 일들이 나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어려운 도전을 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처음 하는 직장생활에서의 사회 초년생의 어려움, 첫째 아기를 놓아 기르는 초보 엄마의 어려움, 그리고 처음 헤어짐의 시련을 겪는 연인의 어려움까지, 생각해 보면 나와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매일 매일 그날의 새로운 도전 속에 살고 있다는 걸 보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매일 같은 일을 오늘 하고 있더라도 오늘 하는 일은 어찌보면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매일 만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우리를 어렵게 하는 것은 이런 질문입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가 또는 옳은 것인가"

 

 지금 저도 매일 마주하는 새로운 도전 앞에서 그러한 질문과 항상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마운 분들과 함께 저희 수도회 홈페이지를 만드는 매일의 새로운 작업이나, 언제나 힘이 되는 저희 수녀님들과 함께 처음 시도하는 청년들과의 온라인 기도모임이나 독서모임을 준비하는 매일의 일에서, 그리고 처음 들려주시는  삶의 무거운 어려움에 대한 상담의 순간들에도 저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옳은 것인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있는 저도 묵상 중에 보게 됩니다.

 

이런 묵상을 하게 된 건 오늘 우리가 오늘 우리는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을 기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이 신앙과 관련하여 겪었던 그분 들 삶이 모든 일들 또한 오늘 우리가 처음 겪으며 만나는 도전들처럼 그분들에게 어려움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분들의 삶은 얼마나  어려움과 도전의 연속이었을까요. 또 그 어려움과 도전들은 그분들이 매일 새롭게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에 "내가 하는 일이 이 맞는 것인가 옳은 것인가"라고 고뇌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저의 삶에도 가슴 깊이 질문의 순간들이 들어오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입회를 준비하는 동안 서로 너무 많은 상처를 주고 받은 저는 도망치듯 집을 떠나 수도회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처음 맞는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일주일 간의 휴가가 주어졌지만, 저는 도저히 집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입회 전의 있었던 일들을 도무지 다시 겪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마 집에 바로 가지 못하고 저희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입양원 시설에서 사흘동안 봉사하며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속에서는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했습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가 또는 옳은 것인가"

 

이번 휴가에 바로 집에 가는 것이 맞는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다음 해에 아니면 몇 년 더 시간을 갖고 집에 가는 것이 맞는 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괜히 지금 집에 갔다가 행여나 말 못할 일들이라도 벌어져 평생 후회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수시로 엄습해 왔습니다. 사흘이 지나고 저는 이렇게 결심했습니다.

 

"내가 집에 가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내가 어떤 일을 겪어내야 한다 해도, 함께 해 드릴 기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곁에 있어 드리는 게 내 도리다. 일단 집에 가자. 그리고 나머지는 하느님께 맡기자."

 


 

그때도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 결심이 맞는 것이었는지 또는 옳은 것이었는지 저는 모릅니다. 다만 그저 그 일과 그 뒤에 계속 새롭게 다가오는 도전들을 매일 겪어가고 있을 뿐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루카 9,23)

 

라는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말씀 중 에 '날마다 져야 하는 우리의 십자가"는 저에게 삶에서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처음 겪는 새로운 일들과 그 일을 맞아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맞는 것인가 또는 옳은 것인가"라는 질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특별히 그것이 나의 신앙이나 가족이나 이웃을 위해 겪고 도전과 질문이라면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내렸거나 앞으로 내일 답이 맞거나 옳은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또는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좋은 방법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합니다. 그 도전 앞에 서서 고뇌하며 답을 찾고, 또 용기있게 결심하고 나서고, 그리고 그에 따라오는 일들을 책임져 내고 그 어려움을 인내해 내는 일들을 하느님과 함께 해가는 것, 거기에 질문의 답이 있다는 것을요. 영적 여정의 길에서 그 질문은 답을 알기 위해 있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답을 찾아 가기 위해 있는 듯 합니다. 

 

많은 삶의 새로운 도전을 앞에 힘들어 하고 두려워 하는 분들과 기도 안에서 오늘 함께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 말씀과 신앙의 선조들의 삶과 죽음을 묵상하며, 그저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따라 살아가는 수도자가 되기를 다시 다짐하는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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