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요한복음 32

20230703 연중13주간 월 성 토마스 사도 축일 요한 20,24 - 29 “정신이 힘들고 마음이 고달플 때 내가 하는 세 가지”

“정신이 힘들고 마음이 고달플 때 내가 하는 세 가지” ⠀ 정신이 힘들고 마음이 고달프게 느껴질 때 하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 ... ⠀ ⠀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내가 마주하는 현실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서 그 중에 내게 익숙한 것, 내가 바라는 것, 내가 예상하는 것, 그리고 내게 당연한 것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그런 것들은 항상 주변에 많이 있지만 어떤 때 갑자기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지거나 커지는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 그 다음 두번 째로 하는 것은 나에게서 없어진 무언가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항상 주변에 있던 것들이 별로 변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나에게 영향을 주기 시작하는 건 나에게서 무엇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제가 자주 발견하게 되는 건 희망, 꿈,..

20230522 부활 7주간 묵상강론 요한 16,29-33 ‘가톨릭의 전례와 평화’

로마에서의 양성장 회의가 중반을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순조로웠던 회의가 오늘은 처음으로 난관을 만났습니다. 어떤 한 부분에 대한 의견이 확연하게 갈라졌습니다. 다음 사안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계속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대로 오늘 회의가 끝나게 되었습니다. 아쉬운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2주간의 회의 동안 중반이 되어서야 이런 일을 만났습니다. 이 회의가 매우 성숙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리고 오늘 회의를 멈추면서 기도안에서 생각해보고 내일 다시 계속하기로 한 것도 참 보기 좋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평소보다 조금 더 긴 휴식 후에 매일 해온 일정에 따라 하루를 마감하는 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 영어 포르투칼어 스페인어 프랑스어가 막 오가는 이곳의 매일의 미사입니다..

20230430 부활 4주일 성소주일 요한 10,1-10 “문으로 드나드는 것”

목자의 삶의 목표는 양때는 잘 돌보는 것입니다. 이 삶을 위해 하느님께서 주신 재능을 잘 키우며 성장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목자의 삶은 목표가 있는 삶입니다. 목표가 있는 삶이 없는 삶보다 그 안에 성장이 있는 삶이 없는 삶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고 또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 하지만 내 삶에 목표나 성장이 있다는 것이 나에게 항상 기쁨을 주는 것도 항상 힘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목표가 있으면 어쩔수 없이 항상 보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거기 다다르지 못하고 있는 오늘과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나 입니다. 목자의 삶의 목표는 이루지기 어렵고 성장이 더딘 저는 자주 목자로 서는 것에 지치고 절망하곤 합니다. ... 목표와 성장이 있는 삶이 의미를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이..

20230420 부활 2주 목요일 요한 3,31-36 “믿음이 약하다고 고민한다면 오늘 복음을 찾아보아요.”

20230420 부활 2주 목요일 요한 3,31-36 “믿음이 약하다고 고민한다면 오늘 복음을 찾아보아요.” ⠀ 믿음이 약하다고 고민될 때면 오늘 복음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은 너무 고민하지 말고 하느님을 닮아 사랑으로 인내하며 기다려 보라고 합니다. 좀 기다려도, 그래도 된다고요. ⠀ 오늘 복음에서 루가 복음사가는 다소 듣기 거북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느님의 진노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게 된다.”라고 말입니다. 좀 잘못 살면 머리 위에서 하느님이 성내면서 내려다보고 계실 것만 같습니다. ⠀ ... ⠀ 그런데 그렇진 않을 겁니다. 바로 얼마 전 복음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아들을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시려는 것이었다고 들었습니다. ⠀ 문제는 우리의 믿음이겠지..

20230418 부활 2주 화요일 요한 3,7.8-15"내가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20230418 부활 2주 화요일 요한 3,7.8-15 "내가 선한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 ⠀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해드폰을 끼고 폰을 보면서 밥을 먹는 사춘기 소년 예수님과 그 옆에 서 계신 성모님의 모습니 떠올랐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예수님의 어린 시절이 가끔 궁금해집니다. ⠀ “예수님은 언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임을 알게 되었을까? 예수님도 사춘기 시절 성모님에게 반항하셨을까?” 궁금하지만 알 도리가 없습니다. ⠀ .... ⠀ 신앙의 삶에는 이렇게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사랑에 대해서도 그러합니다. 사랑에 대해 알 수 없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 하지만 우리가 그것에 대해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들은 많습니다. 마치 바람을 볼 수 없지만 그 움직임이 느껴지고 들리는 것처럼, 사랑..

20230328 사순 5주 화요일 요한 8,21 - 30 “오늘 낯선 예수님”

20230328 사순 5주 화요일 요한 8,21 - 30 “오늘 낯선 예수님” ⠀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것은 수련 2반의 겨울을 준비하던 때였습니다. ⠀ 당시는 수도원 입회 때문에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던 시기였고 그에 따른 어려움이 정점 다다르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할머니께서 힘들어지는 시기에도 돌아가시고도 부모님은 연락을 주시지 않았습니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동생이 몰래 걸어 온 전화로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 어렵게 찾아 뵌 이제 온기가 남지 않은 할머니 앞에서 저는 낯선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뭔가 알 수 없는 것들이 제 안에서 일어났지만 이내 슬픔은 그것들을 모두 먹어치웠고, 저는 눈물에게 제 모든 자리를 내어 주어야 했습니다. ⠀ ⠀ .... ⠀ ⠀ 그 때 내 안에 일어났던 복잡한..

20230104 주님 공현 대축일 전 수요일 요한 1,35 - 42 "제자들을 보낸 요한처럼"

20230104 주님 공현 대축일 전 수요일 요한 1,35 - 42 "제자들을 보낸 요한처럼" ⠀ ... ⠀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말하였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그 두 제자는 요한이 말하는 것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갔다. ⠀ .... ⠀ ⠀ 예수님께로 제자들을 보낸 요한처럼 저도 저의 주변 모든 것을 당신께로 향하게 하소서 ⠀ ⠀ ⠀ ⠀ ⠀ ⠀ ⠀ ⠀ #가톨릭 #묵상 #기도 #예수성심 #복음 #말씀 #독서 #사랑 #선교 #십자가 #수도회 #천주교 #강론 #매일미사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

20220604 부활 7주 토요일 묵상강론요한 21,20-25 "지금 내가 하는 일"

20220604 부활 7주 토요일 묵상강론 요한 21,20-25 "지금 내가 하는 일" ⠀ ⠀ 어제 오랜 만에 학생 때 자주 뛰던 논밭 사잇길을 걸었습니다. 한 번에 뛰어 갔다 오던 길이었지만 이제는 뛰었다 걸었다 쉬엄쉬엄 다녀와야 했어요. 그리고 더 오랜 만에 핸드폰을 두고 보낸 몇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 ... ⠀ 뛰었다 걸었다 하길 반복하며 가다 보면 같은 길의 풍경이라 하더라도 달리 보입니다. 뛰다 멈추고 걷기 시작할 때 비로소 들리는 소리들도 있습니다. 논 한 켠에 그늘막에 생뚱맞게 주인이 만들어 놓은 거위 우리 속 거위의 부리색이며 어느 나무인지 결국 못찾았지만 들려오는 새소리 같은 것들은 걸을 때야 비로소 보이고 들렸습니다. ⠀ ... ⠀ 한정된 공간에서 한정된 사람들과 만나고 지내는 간단..

20220601 부활 7주 수요일 묵상강론요한 17,11-19 “거룩함이란”

⠀ 20220601 부활 7주 수요일 묵상강론 요한 17,11-19 “거룩함이란” ⠀ 어제는 저희 수녀님들께서 하시는 미혼모 그룹홈에 강의 가는 날이었습니다. 강의 후에는 그곳 수녀님들과 함께 미사도 봉헌드리고 옵니다. 하느님의 초대와 그 곳 선생님의 열정어린 초대가 잘 어우러지는 날이면 종교에 전혀 관심없는 엄마들도 갓난 아기들을 품에 안고 미사에 함께 하곤 합니다. 강의 때는 편하게 저를 놀리다가도 아기를 위해 기도하고 안수해 줄 때는 어느 신앙인 못지 않게 진지해집니다. 저도 그 순간이 참 좋습니다. ⠀ … ⠀ 어제도 언제나 처럼 엄마들의 감사한 호응에 힘입어 강의를 잘 마치게 되었고, 미사에도 네 분의 엄마 중에 세 분이나 아기와 함께 했습니다. 어제는 동정 마리아의 방문 축일이었습니다. 엘리사벳..

20220528 주님 승천 대축일 묵상강론 루가 24,46-53 "와서 보세요"

⠀ 20220528 주님 승천 대축일 묵상강론 루가 24,46-53 "와서 보세요" ⠀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이자 제 56차 홍보주일입니다. 제 56차 홍보주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 교황님은 '우리는 귀 기울이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하시며'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 작년 55차 홍보주일 담화문에서는 교황님은 ‘있는 그대로의 사람들과 만나며 소통하기’를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와서 보시오'라는 요한 복음 1장 46절의 말씀을 인용하며, 이는 초대는 진정한 인간의 소통 방식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예수님에게로 초대하는 장면입니다. 필립보는 이러저러한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과장하거나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해 전하지 않고, 나타나엘에게 직접 와서 예수님을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