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20220802 연중 18주간 화요일 마태 14,22-36 "믿음이 부족하다고 고민하시나요?"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2. 8. 1. 19:53

20220802 연중 18주간 화요일 마태 14,22-36 "믿음이 부족하다고 고민하시나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호수 위를 걷는 예수님과 믿음이 부족하여 물에 빠지는 베드로를 만납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한 가지 추억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중국 심양이라는 곳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회사 다니는 시절 한 해 여름 휴가 때, 저는 중국 심양으로 갔었습니다. 북경 상하이 등 유명한 곳을 두고 왜 하필 심양이란는 곳으로 갔을까 이상하시죠? 중국에는 유명한 체육대학교가 세 곳 있는데 그 중 한 곳이 심양체육대학교 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원이 여름 휴가 때 웬 중국 체육대학교냐 더 이상하시죠? 그 당시에 제가 수련하던 중국 무술 태극권의 사부님의 사부님 그러니까 태사부님이 그 곳에서 박사과정에 있었고, 사부님과 저의 사형 사제들이 태사부님도 만날 겸 지역 무술가들과 교류도 하고 무술 연수도 받을 겸 가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중국에서는 안재욱의 형제라는 노랜가 엄청 유명했습니다. 식당에서 지역 무술가들과 어깨동무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친구친구 펑요펑요 하고 호기롭게 외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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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있는 동안 무술교류를 하는 자리에서 저의 사부님이 무술 시범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중국쪽 무술가들이 탄복을 하며 놀라자 저와 저의 사형사제들의 어깨가 덩달아 올라갔습니다. 저를 보고 놀란 것도 아닌데 우리 사부님이 존경을 받자 저도 뭔가 된 것 처럼 광대뼈랑 어깨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그 때 저와 똑같은 모습을 저는 어제와 오늘 복음에서 만나는 제자들에게서 발견합니다. 오늘 복음 시작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먼저 가게 하십니다. 그동안 당신은 군중을 돌려 보내십니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예수님은 왜 군중을 돌려보내는 일을 돕게 하지 않고 제자들을 서둘러 먼저 보내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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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론에서 오 천명을 먹이시는 기적 끝에 요한복음사가는 "저분이 오시기로 되어 있는 메시아시다"라는 군중들의 외침을 전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 천명이 넘는 사람들은 기적에 도취되어 예수님을 메시아로 고백하며 또 이 땅의 왕으로 모시려고 흥분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마도 제자들도 그랬지 않았을까요? 중국에서 제가 사부님에 대한 중국 무술가들의 칭찬 때문에 그랬던 것 처럼, 아마도 제자들도 그 군중들의 열기에 휩쓸려서 정신 줄 놓고 광대뼈와 어깨가 올라가서 예수님을 찬양하며 또 으스대며 서성대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이 정신차리게 먼저 보내고, 혼자 군중들을 돌려보내셨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에 오히려 제자들이 더 걸림돌이 되는 일은 성경 곳곳에 나옵니다.

오늘 복음은 제자들의 그런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마르코와 요한 복음에는 없지만 마태오가 혼자 첨가한 베드로의 이야기를 한 번 봅시다. 배 안에서 물 위를 걸어오라고 해달라고 할 때 베드로는 믿음에 차 있었습니다. 하지만 물 위에서 바람을 만나자 그의 믿음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그러다 바람이 멎자 제자들은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찬양합니다. 하룻 밤만에 베드로의 믿음은 정말 끝과 끝을 왔다 갔다 합니다. 이와 똑같은 장면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 말입니다. 공생활의 시작즈음과 끝 즈음에서 만나는 두 베드로는 하나도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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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믿음의 힘은 또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하느님과의 만남의 체험에서 오는 것일까요? 수도생활동안의 오랜 노력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것이 어디서 오는 것이든 그것 때문에 내 믿음이 커졌다거나, 아니면 내 믿음이 커지기 위해서는 그런 것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오늘 복음을 함께 묵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체험하거나 내 노력의 결실로 믿음이 커졌다고 느꼈다 해도 내 광대뼈와 어깨가 올라가 있다면 참다운 믿음으로 나가고있는 건 아닐껍니다. 아니면 고요한 광야에 나가 예수님의 뜻을 헤아리려고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믿음은 거친 호수에서 만난 예수님의 권능에서도 오지만 깊은 믿음은 그 후로 나가 머무는 고요한 광야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고요한 은총의 광야에 머무는 믿음의 하루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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