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1 연중 1주간 수요일
마르 1,29-39 "모든 세대와 모든 사람의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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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저희 나이가 되면 하느님이 있나 없나 라던가 기도를 들어주시나 안들어주시나 하는 것 문제는 의미가 없어요. 저희처럼 이제 힘이 없는 사람들은 그저 하느님께 의탁하고 사는 수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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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가는 사랑의 선교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오르신 요양 시설에서 지난 달 강론 중에 드린 질문에 한 어르신께서 는 이렇게 답해주셨습니다.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0에서 100 까지 표현하면 평생 신앙생활 해 오신 어르신들은 지금 쯤은 어떠신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또한 저를 많은 묵상으로 안내한 대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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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과 미사한 후 지난 한 달 동안 다양한 세대의 분들을 만났습니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조카부터, 청소년, 청년, 장년의 분들까지. 모두들 각자가 처한 연령과 상황에 따라 학교 가족 직장 등과 관련된 다양한 고민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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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신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갓 신앙생활을 시작하는 이부터, 냉담을 하는 이, 믿음은 있으나 성사생활은 하지 않는 이, 그리고 열심한 이들까지. 이 분들 또한 각자가 처한 연령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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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도 같은 것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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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시몬의 장모를 치유해 주십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밀려드는 것을 보시고 당신은 복음을 선포하러 왔다고 하시며 다른 고을로 떠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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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수님의 짧은 여정을 두고 복음에서 저는 관상 중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나도 아픈 부모님이 있는데"라며 섭섭해 하는 다른 열 두 제자 중 누군가의 모습, 기껏 아픈 어머니를 어렵게 모셔왔는데 야반도주하듯 사라져 버린 예수님을 보고 절망과 분노 빠진 시몬의 친구의 모습, 그리고 사기치고 내뺀 것 아닌가 의심하고 험담하는 옆집 사람의 모습,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다니는 아이들의 모습까지. 그들 또한 그들이 처한 연령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예수님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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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의 모습은 그대로 오늘날 우리가 매일 예수님을 만나고 있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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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양성 이라는 소임을 하면서 이상적이고 바른 모습의 신앙모델을 학생수사님들에게 제시하고 스스로의 삶으로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때로는 그렇지 못한 스스로나 그렇게 따르지 못하는 학생수사님들을 판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늘 다시 생각해 봅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제가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과 신앙의 모습들을 간단하게 무엇이 더 옳고 더 그르다라고 판단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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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자신들의 고유한 모습으로 삶과 하느님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의미없고 가치 없는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신앙이 없다고 고민하거나, 하느님을 부정하며 냉담하는 이들의 모습까지도요. 우리는 모두 우리가 처한 모습 그대로 하느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질투하는 열 두 제자가 되기도 하고, 절망하거나 하느님께 분노하는 시몬의 친구가 되기도 하고, 사기꾼인가 의심하는 옆집 사람이 되기도 하고, 또 많은 경우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아이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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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모습들에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런 모습 그대로 하느님과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자주 있지만 하느님은 한 순간도 잊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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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매일 매일 무던히 만나갑시다. 가지 않아도 언제나 모든 세대와 모든 상황 안에서 우리를 만나러 오시는 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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