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르코복음

20220120 연중 2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마르 3,13-19 "열 두 사도가 받은 선물"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3. 1. 20. 20:05

20220120 연중 2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마르 3,13-19 "열 두 사도가 받은 선물"

 

 


오늘 우리는 예수님께서 열 두 사도를 뽑으신 장면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묵상할 때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순간이 있습니다. 회사에 첫 출근하던 날입니다. 한 달 동안의 그룹연수를 마치고, 또 이어 2주 간의 회사 연수를 마치고, 처음으로 출근버스를 타기 위해 회사 기숙사를 나서 정류장으로 걸어가던 길이 저는 오늘 복음을 읽으면 항상 떠오릅니다. 왜냐 하면 오늘 복음에서 제가 만나는 열 두 제자들의 마음이 그 첫 출근길의 저의 마음과 비슷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 날의 제 일기장에는 “서늘한 새벽 바람에 날 선 맑은 정신이 마치 오늘 아침 걸음 마다 찰랑거리는 잘 다려진 내 바짓단 같다.” 와 같은 느낌으로 적혀있습니다. 그 날 저의 마음은 시베리아에서도 냉장고를 팔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 찾고, 한 손에 커피 다른 한 손에 영자 신문을 들고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국제선 비행기를 오르는 미래의 저의 모습으로 한 컷 부풀어 있었습니다. 오늘 열 두 제자들도 그랬을지 않을까요. 놀라운 일을 행하시는 예수님과 있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예수님 처럼 되어 있을 미래의 자신의 모습에 그들의 마음도 한 껏 부풀어 있었을 겁니다. 나중에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자기들 끼리 자리를 다투게 되는 이야기를 보면 틀림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 이 열 두 제자를 뽑아 세우시는 장면을 소개하는 복음말씀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고 또 모두가 잘 아는 삶의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문장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예수님께 열 두 제자들을 뽑으신 목적을 잘 살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두 가지 목적을 이야기 합니다. 하나는 예수님과 함께 지내게 하시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파견하시기 위함입니다. 한글 성경에는 구분이 불명확하지만 희랍어 성경에는 이 두가지 목적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복음 선포나 마귀를 쫓아내는 일은 두 번 째 목적인 파견의 목적입니다.

이 두 가지,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심과 파견이라는 목적에는 숨겨진 목적 하나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께로 돌아감 입니다. 바로 세 번째 숨겨진 목적이자, 오늘 당신의 제자로 살려는 우리에게 가장 의미있는 목적은 바로 당신께로 돌아감입니다. 성경에서 파견된 제자들은 항상 예수님께 돌아갑니다. 파견되어 세상에서 엄청난 일을 해서 찬사를 받았든, 아니면 온갖 멸시를 받고 상처를 입었든 제자들은 다시 예수님께로 돌아갑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면서 힘을 다시 얻습니다.

이 “당신께로 돌아감”은 오늘 열 두 제자를 뽑으신 제자들에게 숨겨진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는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큰 선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세상을 사는 동안 내가 잘 살 때에도 또 그렇지 못할 때에도 항상 우리 자신을 망치곤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순간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될 자격이 없다고 슬퍼하곤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는 돌아갈 곳이 항상 필요합니다.

리지외의 데레사는 오늘 복음에서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라는 장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놀랍게 표현합니다. 이 표현은 그녀의 삶 전체를 대변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 예수님은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뽑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원하시는 이를 뽑았습니다.” 여기서 뽑았다에 사용된 단어 please는 기쁘게 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원하시고 당신을 기쁘게 하는 이들을 뽑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원하시고 당신이 기뻐하시는 이들은 다름 아닌 바로 당신께 돌아오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은 열 두 사도를 뽑을 때 무언가를 크게 이룰 자격이 있는 이들을 뽑으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당신과 함께 지내시려고 또 파견하시려고 그리고 항상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려고 뽑으신 겁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의 장면은 저에게도 큰 힘과 위로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저를 당신께로 부르실 때 무언가 큰 일을 이루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수도자가 될 만한 사람이 아니라, 언제나 당신께 돌아갈 사람을 뽑으셨다는 말씀은 저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됩니다. 정신 못차리다가 너무 늦기 전에 당신께로 돌아가는 일은 제가 그나마 잘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제자로 뽑아지시고 예수님과 함께 지내시면서 또 파견 받으신 여러분의 오늘 하루도 예수님께 돌아가는 하루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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