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20231218 대림 3주 월요일 묵상강론 마태 1,18-24 [내 안에 커져가는 나와 맞선다는 것]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3. 12. 17. 21:10

20231218 대림 3주 월요일 묵상강론 마태 1,18-24 [내 안에 커져가는 나와 맞선다는 것]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3년 전 양성장 소임을 맡게 된 때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그 때의 걱정과 두려움과 어려움이 떠올랐던 것은 예수님을 잉태하시는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였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성장을 책임지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어떤 형태의 부담감과 책임감을 주는 지는 다른 모든 일처럼 직접 겪지 않으면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 남자들은 더구나 결혼해 아이를 낳지 않고 사는 우리는 결코 여성들의 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들은 성모님의 마음을 오롯이 알 수 없습니다. 짐작할 뿐입니다.

그런데도 수도자나 성직자로 살수록 자꾸 만나는 유혹이 있습니다. 상담가나 코치로 사람들을 만날 때도 같은 유혹을 받습니다. 그것은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나는 너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 라는 생각입니다.

죽을 것 같은 괴로운 상태로 성사나 상담에 왔다가 끝날 때 거짓말 같이 기쁘게 감사하며 나가는 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 있는 저를 문득 발견하고 몸서리치는 일도 있습니다. 말이야 이런 부족한 저를 이용해서도 저런 기적같은 일을 일으키시는 하느님은 정말 위대하시다 라고 하고 있지만, 정작 속에선는 나는 저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강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그렇게 스스로를 여겨가는 자신이 괴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멈출 수 있을지 암담해 지기도 합니다. 노력하면 되기는 하는 것일까 절망적이 되기도 합니다. 생각이 아니라 사실로 내 안에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간과 체험이 필요한 것인가 아득하기만 합니다.

양성장 소임을 하는 동안 줄곧 저를 괴롭히던 생각과 맞서야 했던 유혹도 이것입니다.

“내가 피양성자보다 더 잘 알아.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나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야.”라는 생각입니다.

제 안에서 자꾸 커져가는 이 생각에 맞서는 이 저만의 싸움은 정말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의 수도자로서 성장해 가는 길에도 중요하고 어려운 싸움이었습니다. 돌아보면 패배의 흔적만 가득합니다. 생각하지 않고 피한 적도 많습니다. 기뻐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녀 뿌듯해하고 흐뭇해 하는 거죠. 아 내가 이만큼 성장했구나. 내가 이런 것에 재능이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그러고 미루면 미룰수록 커져가는 나와 맞서는 일은 나중에 더 힘들어졌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졌습니다.

오늘 복음의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저는 커져가는 저 자신과 다시 한 번 맞서는 전투를 했습니다. 정신 못차리고 사는 중에 저는 어느새 좋은 양성장, 숙련된 상담가, 성공적인 코치가 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일은 노력을 멈추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더 퇴보된다는 것을 느낍니다.

오늘 성모님의 모습을 묵상하면서 여러분도 여러분 안에 자라고 있는 그릇된 자아와 맞서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성모님은 큰 사명을 받고 수행하시면서도 스스로를 큰 존재로 여기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종이라고 고백하셨습니다. 우리도 그런 겸손과 순명의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노력하며 기도하는 하루 보내시면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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