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마태복음

20231102 위령의 날 묵상강론 마태 5,1 - 12 “나의 믿음, 만남, 그리고 영성”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3. 10. 31. 17:58

- 나의 믿음, 체험, 그리고 영성 -


그저께 저녁식사 시간에 제가 동반하고 있는 학생 수사님들과 자유의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학년 수사님과 함께 신학교에 다니는 평신도 분이 수업시간에 던졌던 질문이 발단이었습니다. 질문은 이랬습니다.

‘하느님께서 파라오의 마음을 완고하게 하셔서’라는 구절에서 파라오가 마음이 완고해 진 것은 하느님께서 그렇게 만드신 것입니까?’

요지는 파라오가 마음이 완고한 것이 하느님의 탓인가 파라오의 탓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

우리의 대화는 자유의지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고, 과연 우리의 행동의 어디까지가 자유의지이고 어디부터가 하느님의 뜻인가 하는 문제와,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공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질문은 몇 천년이 지나도록 많은 분들이 끊임없이 논쟁하며 연구해 온 것이라, 저녁식사 자리에서 답이 나올리 없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 해보지 않았던 수사님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랬길 저는 희망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오래 신앙생활을 했음에도 여전히 우리의 신앙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또 이해하기 어려워 하기도 합니다. 믿음이 깊어도 그렇습니다. 왜야하면 믿음과 이해는 조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은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시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분께서는 자리에 앉으셨고, 제자들을 예수님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그리고 산상수훈을 듣습니다. 그런데 과연 몇이나 되었을까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이해한 사람은? 이 산상수훈은 이 천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연구되고 또 연구되고 있고 그 연구에는 끝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신 방법에 집중하게 됩니다. 성경은 예수님은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입으로 인간의 말을 이용해 가르치십니다. 천상의 언어가 아니라 인간의 언어입니다. 인간의 언어란 매우 부족한 수단입니다. 이것을 들었던 이들도 매우 부족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완전하신 하느님이 불완전한 수단으로 불완전한 인간에게 당신의 뜻을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가르치시는 방식이 이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신앙생활을 하는 동안 쉬지않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부해 나가야 하는 지도 모릅니다. 완전하신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함께 하기 위해서요.

그렇기 때문에 믿음은 이해한 것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하려는 노력 안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묵상도 마찬가지 입니다. 묵상은 이해한 것을 되새기는 것만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새롭게 나를 열어두는 일입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는 이미 체험한 어떤 경험을 되새기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 새롭게 나를 열어두는 일입니다. 내가 이해했거나 체험 했던 것은 어떤 때에는 내가 새로운 곳을 향해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

그러므로 오랜세월 끊이지 않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논쟁과 연구, 바로 그 질문들 안에 깊은 믿음도 있고 깊은 체험도 있고 깊은 영성도 있습니다. 그 안에 교회도 있습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책이나 영상에 있는 다른 사람의 이해에만 머물지 말고, 조금 시간을 들여 나의 이해를 위한 질문들을 해보면 어떨까요? 거기에 나의 믿음, 체험, 영성이 있을거예요.






20231102 위령의 날 묵상강론 마태 5,1 - 12 “나의 믿음, 만남, 그리고 영성”
#묵상 #기도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복음 #말씀 #독서 #사랑 #강론 #힐링 #일상 #인스타튠 #좋은 #하느님 #시편 #예수성심 #매일미사 #선교 #십자가 #수도회 #천주교 #가톨릭
https://mooksang.tistory.com
https://blog.naver.com/richardms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