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낙서하기/맙소사인삶

20240517 뭐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4. 5. 19. 23:20

20240517 [뭐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하필 거기냐? ’,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해라!’, ‘그보다 조금  위로 이야기해라!’ '쫌!'

 

놀란 눈이 함지박 보다 커진 다른 학생 수사님들의 갖은 비난에도, 그는 입회 이후 내가 보아온  어느 모습보다도 당당하고 의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다시 이야기했습니다.

 

“맥도날드 먹고 싶습니다.”

 

그날은 우리 수도회  명의 학생 수사님   명인 판크라시오 그 수사님의 축일이었고, 그날 수련소를 방문해 오랜만에 그들을 만났던 나는 먹고 싶은 것을 뭐든 말하라고 한 참이었습니다.

 

학생 수사님들은 작년까지 내가 신학원장으로 있으며 함께 살며 동반하다 올해 수련소로 올려보낸 형제들이었습니다. 오랜 만에 보는 제 마음에는 애틋함과 미안함과 고마움이 뽀송뽀송 돋아났습니다. 

 

"맥도날드 갑시다!"

 

나와 학생 수사님들 그리고 피정집 봉사자  이렇게 여섯이 수도회에서 40 거리에 있는 가장 가까운 매장 김포 맥도날드로 갔습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집에서 제일 비싼 것 마음대로 시키라고 호기롭게 소리치고, 저는 호주머니에서 만 원짜리 여섯 장을 꺼냈습니다. 뭐 맥도날드니까요. 키오스크 앞에 둘러서서 시끌벅적 이것저것 버튼을 누르다가 갑자기 누군가 외쳤습니다. 

 

"신부님, 키오스크에서는 현금결재가 안 되는데요..."

 

조용히 우리는 한 줄로 데스크의 점원 앞에 가 섰습니다. 한참을 여섯 명의 주문을 하나하나 따라 하며 쩔쩔매던 직원은 마침내 터널을 나온 듯 한숨을숨을 내쉬며 명랑하게 총금액을 이야기했습니다.

 

네...? 어...  얼마라고요?”

 

이번에는 제가 쩔쩔매며 손을 긴 호주머니 터널로 다시 넣어야 했습니다. 그러니까 맥도날드였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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