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20년 11월 17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 기념일 묵상 - 천국은 -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0. 11. 18. 12:14

 

 

 

미국 대선이 이번달 초에 있었습니다. 정말 논란도 많았고 또 사전투표라던가 투표자 참가자 수 등 전례 없는 특별한 선거였습니다. 미국 대선은 저희 수도회에서도 한동안 저녁식사 테이블의 큰 이슈들 중 하나였습니다.

 

또 하나의 전례 없던 장면은 수락 연설을 하러 연단에 신임 대통령 조 바이든이 아니라 부통령 카맬라 해리스가 먼저 나오는 장면이었습니다. 부통령이 대통령에 앞서 먼저 수락 연설을 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녀의 선거에서의 승리는 미국 소수 약자들의 승리라고도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성향이나 입장을 떠나서, 오늘 아침 접한 그녀의 연설 중에 두 가지 저의 마음을 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그녀가 인용한 문구 였습니다. 고인이 된 존 루이스 의원의 다음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어떤 상태가 아니라 어떤 행동입니다." 이 것을 들었을 때 저는 오늘 복음의 자캐오가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천국도 어떤 상태가 아니라 어떤 행동인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복음에서 두 가지 행동을 봅니다.

 

하나는 예수님의 행동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떠나 우리들이 있는 이 땅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은 우리 인간의 역사를 바꾸셨습니다. 다른 하나는 자캐오의 행동입니다. 그는 일상을 떠나 나무로 올라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그 두 행동은 각각 예수님의 죽음과 자캐오의 회개와 구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생명을 잃었고, 자캐오는 생명을 얻었습니다. 이 두 행동은 천국을 향해 있지만 이미 그 행동 자체가 천국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녀의 연설 중에 두 번째  저의 마음을 끄는 부분은 연설 끝부분에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들이 누구에게 투표했든, 나는 조 바이든이 오바마에게 했듯이, 충성과 정직과 충실한 준비로 대통령을 잘 보필할 것이고,  매일 아침 당신들을 생각하며 일어날 것입니다." 

 

그녀가 어떤 의도로 얘기했는지, 그리고 이 약속을 잘 지킬 것인지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특별히 이 부분에 마음이 닿았습니다. "당신들이 누구에게 투표했든, ...,  매일 아침 당신들을 생각하며 일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이 표현은 제 삶에서의 저의 태도를 돌아보며 성찰하게 했습니다. 

 

묵상 중에 저는 지난 몇 개월 동안의 저의 주된 감정 두개를 인정해야 했습니다. 질투와 미움이었습니다. 특히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저는 그 감정으로부터 행동들을 만들어 왔습니다. 험담 하거나, 무시 하거나, 그들을 위해 기도 하지 않는 것. 그리고 예전에 저도 아침에 일어날 때 마다 주변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세상의 매정함과, 사람들의 날카로움과, 끊임없이 다가오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들과 씨름해야 했고, 그 기도에 마음을 두는 일은 제가 가장 마음을 두지 못하는 일이 되어 있었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일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아침 묵상에서, 카맬라 해리스의 수락연설은 저에게 예수님과 자캐오의 행동과 함께 천국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를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저에게 세상의 매정함과 사람들의 날카로움과 계속되는 받들이기 힘든 상황을 그리고 저의 질투와 미움을 이겨낼 힘을 주지는 못했다 하더라고, 적어도 제가 저의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게는 해주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약하고, 부숴지기 쉽고, 자캐오 처럼 행동할 용기를 갖고 있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저는 예수님께서 우리 마을을 지나가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무를 찾기 시작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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