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31110 연중 31주 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묵상강론 루카 16,1-8 “수라를 아시나요?”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3. 11. 12. 15:26

20231110 연중 31주 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묵상강론 루카 16,1-8 “수라를 아시나요?”

 


어제 저는 학생 수사님들과 ‘수라’라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이번 상영은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 남자 여자 수도자 장상연합회 JPIC 위원회 등이 함께 서울 피카디리에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상영은 주로 수도자들을 대상으로 초대했는데 약 100명 정도라는 예상을 넘어 150석이 모두 하루만에 매진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도 정평환 위원회 회의 때 참석하겠다고 이야기하고 맘놓고 있다가 매진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신청서를 써야 했습니다.

...

강화에서 출발해 김포에 차를 대고 지하철로 가는 길은 2시간 30분이 걸리는 대장정이었다라고 투덜거리기엔 7년이라는 영화 제작 기간은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소개는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 여기서 하지 않으렵니다. 짧게 요약하기도 힘든 오랜 시간 동안의 일이 영화에 담겨있습니다. 영화는 30년이 다 되어도 누구하나 이득을 봤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명분이나 실익 없다는 새만금 간척공사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 견해에 중요 초점을 두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인간의 불필요한 욕망에 의해 33.9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파제로 인해 황폐해진 군산과 변산 지역의 갯벌과 마지막 남은 갯벌 수라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 수라는 10년이나 바다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갯벌에 살아 남아있는 흰발 농개를 통해 아직 바닷물을 넣으면 다시 갯벌은 되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런 환경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런데 이 문제는 수도자들의 3대 서원 중 청빈서원과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

오늘 복음은 주인의 재산을 축내는 집사에 대한 비유가 등장합니다. 집사는 주인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하느님의 창조물을 관리하는 이 세상의 집사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청빈서원은 가난하게 가진 것이 적게 사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확장된 의미의 청빈서원은 보통 소유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주변의 상황에 맞게 재화를 사용하지만 언제든 그것을 공동체나 타인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것. 정제해서 표현하면 소유가 아니라 관리 라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수도회 생태신학자 디아무르 오무취 신부님은 청빈서원을 청지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자연환경은 아무나 주인이 되어 무작성 써도 되는 무한한 재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꾸고 돌보고 관리해야 할 하느님의 피조물들입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 개인이 알아채기 전에 이미 이득에 밝은 큰 세력들은 거기 보따리에 한 손을 넣고 있습니다. 성경말씀 처럼 세상의 자녀들은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합니다. 하지만 빛의 자녀들은 느리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는 데에는 신앙의 역사만큼이나 끈질깁니다. 성실한 청지기들입니다.

...

“신부님, 수라를 보고 나니 저 철새들도 다시 보이는데요?”
몇 일이 지난 아침, 기도와 미사를 끝내고 신학원으로 걸어오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우리 머리 위로 철새들이 날아 지나 갔습니다. 철새들의 바라보며 옆에서 걷던 학생수사님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던 모양입니다.

“수사님도 다시 보이는데요?”

우리들의 웃음 위로 철새를 지나온 늦가을 찬 바람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묵상 #기도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복음 #말씀 #독서 #사랑 #강론 #힐링 #일상 #인스타튠 #좋은 #하느님 #시편 #예수성심 #매일미사 #선교 #십자가 #수도회 #천주교 #가톨릭
https://mooksang.tistory.com
https://blog.naver.com/richardms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