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0 연중 31주 금요일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묵상강론 루카 16,1-8 “수라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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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는 학생 수사님들과 ‘수라’라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이번 상영은 프란치스코 작은 형제회, 남자 여자 수도자 장상연합회 JPIC 위원회 등이 함께 서울 피카디리에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이번 상영은 주로 수도자들을 대상으로 초대했는데 약 100명 정도라는 예상을 넘어 150석이 모두 하루만에 매진 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저도 정평환 위원회 회의 때 참석하겠다고 이야기하고 맘놓고 있다가 매진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신청서를 써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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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에서 출발해 김포에 차를 대고 지하철로 가는 길은 2시간 30분이 걸리는 대장정이었다라고 투덜거리기엔 7년이라는 영화 제작 기간은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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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소개는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 여기서 하지 않으렵니다. 짧게 요약하기도 힘든 오랜 시간 동안의 일이 영화에 담겨있습니다. 영화는 30년이 다 되어도 누구하나 이득을 봤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명분이나 실익 없다는 새만금 간척공사에 대한 비판이나 정치적 견해에 중요 초점을 두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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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인간의 불필요한 욕망에 의해 33.9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새만금 방파제로 인해 황폐해진 군산과 변산 지역의 갯벌과 마지막 남은 갯벌 수라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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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 수라는 10년이나 바다를 보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갯벌에 살아 남아있는 흰발 농개를 통해 아직 바닷물을 넣으면 다시 갯벌은 되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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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런 환경 문제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그런데 이 문제는 수도자들의 3대 서원 중 청빈서원과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오늘 복음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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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주인의 재산을 축내는 집사에 대한 비유가 등장합니다. 집사는 주인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하느님의 창조물을 관리하는 이 세상의 집사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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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청빈서원은 가난하게 가진 것이 적게 사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확장된 의미의 청빈서원은 보통 소유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합니다. 주변의 상황에 맞게 재화를 사용하지만 언제든 그것을 공동체나 타인을 위해 포기할 수 있는 것. 정제해서 표현하면 소유가 아니라 관리 라는 것이죠. 그래서 저희 수도회 생태신학자 디아무르 오무취 신부님은 청빈서원을 청지기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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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은 아무나 주인이 되어 무작성 써도 되는 무한한 재화가 아닙니다. 우리가 가꾸고 돌보고 관리해야 할 하느님의 피조물들입니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듯 개인이 알아채기 전에 이미 이득에 밝은 큰 세력들은 거기 보따리에 한 손을 넣고 있습니다. 성경말씀 처럼 세상의 자녀들은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합니다. 하지만 빛의 자녀들은 느리지만 소중한 것을 지키는 데에는 신앙의 역사만큼이나 끈질깁니다. 성실한 청지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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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수라를 보고 나니 저 철새들도 다시 보이는데요?”
몇 일이 지난 아침, 기도와 미사를 끝내고 신학원으로 걸어오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우리 머리 위로 철새들이 날아 지나 갔습니다. 철새들의 바라보며 옆에서 걷던 학생수사님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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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님도 다시 보이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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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웃음 위로 철새를 지나온 늦가을 찬 바람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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