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서 낙서하기/맙소사인삶

이게 다 계란후라이 때문이야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3. 12. 28. 19:59

[이게 계란후라이 때문이야]

 

몇일 회의가 길어졌고 수도원 안에서 식사할 없는 상황이라 밖으로 나가 김치찌개 집에 갔어요. 지난 번에 갔을 처음 보는 이모님이 계셨는데 계란후라이를 공짜로 구워 주셨어요. 우리는 고마워서 계란찜을 추가로 시켰죠. 이번에 번째로 뵈었는데 오늘 계란후라이를 구워 주시더라구요. 

 

가게에 들어갔을 때는 3 쯤이었어요. 손님은 아무도 없었는데 가게 안에는 음악이 크게 울리고 있었어요.

아이고 이모님 롹을 들으시네요!’ 했더니 저를 알아보시고는, 

아니, 제가 요즘 기력도 없고 우울해서 음악이라도 크게 듣고 정신 차리고 싶어서요하시며 볼륨을 줄이셨어요.

아이고 이모님, 마침 저도 신나는 음악 듣고 싶었어요. 볼륨 크게 해주세요.’ 라고 했죠.

 

잠시 후에 계란후라이 구운거를 주고 가시면서그래도 식사 때는 조용해야죠하고 다시 볼륨을 줄이시더라고요. 

 

그런데 조금 있다가 팔이 뒤틀리신 장애인 아저씨가 들어왔어요. 그런데 다짜고짜 이모님한테 가서는우리 장애인들 위해서 휴지 사주세요라고 하셨어요. 그러고는 계속 계속 강권하는 거예요. 이모님이저는 사장이 아니라서 사요. 죄송해요. 살려면 제가 돈으로 사야 해요.’ 라고 거절하는데 장애인 분은 계속 조르는 거예요.  대충 대화는 이랬어요. ‘얼마예요, 2만원입니다, 아니 마트보다 그렇게 비싸면 어떻해요 가격이라도 낮아야 사람들이 사지, 우리도 이걸로 여덟명 사는데 먹고 살아야 됩니다.’ 이렇게 미안하고 곤란한 말투와 어눌하지만 강권하는 말투가 오갔습니다.

 

그런데 잠시 조용해져서 보니 이모님이 지갑을 닫는 참이었어요. 잠시 다시 가게로 들어온 장애인 아저씨는 계산대 앞에 휴지뭉치를 던지듯 놓고 기분 나쁜 감사합니다하고 말하고 쾅하고 문을 닫고 나갔어요.

 

이모님은 속상하고 곤란 한듯 저에게 이야기 하셨어요. ‘옛날에 장애인 시설에 봉사도 하고 했는데 이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나도 하루에 시간 일하는데 분들도 일할 없나요? 나라에서 해주는 것만으로 되더라고요. 지원을 해줘야 되는 아닌가요. 그리고 저런 진짜 수도 있고 사기치는 당하는 수도 있잖아요.’ 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이모님은 거절하지 못하고 조그만 지갑을 열고 휴지를 사셨던 거죠.

 

그래서 먹고 결제 하면서마침 집에 휴지 필요했는데 이거 제가 살게요하고서 손에 만원 짜리 장을 이모님 손에 쥐어 드리면서 휴지를 들고 잽싸게 나왔죠. 마침 몇일 비상상황을 위해 호주머니에 갖고 다니던 비상금이 있었거든요. 만원은 제게도 돈이지만, 아르바이트 하는 이에게 만원이 얼마나 얼마나 큰돈인데요.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죠. 생각해 보니 몇일 비상금을 갖고 다닌게 정말 운이 좋았던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이게 계란후라이 때문입니다.  

 

 

 

 

 

 

20231228 놀이터에서 낙서하기 [이게 계란후라이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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