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

20191206 대림1주 토요일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19. 12. 9. 18:03

 

제1독서

<네가 부르짖으면 주님께서 반드시 자비를 베푸시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30,19-21.23-26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9 “예루살렘에 사는 너희 시온 백성아
너희는 다시 울지 않아도 되리라.
네가 부르짖으면 그분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들으시는 대로 너희에게 응답하시리라.
20 비록 주님께서 너희에게 곤경의 빵과 고난의 물을 주시지만
너의 스승이신 그분께서는 더 이상 숨어 계시지 않으리니
너희 눈이 너희의 스승을 뵙게 되리라.
21 그리고 너희가 오른쪽으로 돌거나 왼쪽으로 돌 때
뒤에서 ‘이것이 바른길이니 이리로 가거라.’ 하시는 말씀을
너희 귀로 듣게 되리라.
23 그분께서 너희가 밭에 뿌린 씨앗을 위하여 비를 내리시니
밭에서 나는 곡식이 여물고 기름지리라.
그날에 너희의 가축은 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고
24 밭일을 하는 소와 나귀는 삽과 거름대로 까불러 간을 맞춘 사료를 먹으리라.
25 큰 살육이 일어나는 날, 탑들이 무너질 때
높은 산 위마다, 솟아오른 언덕 위마다, 물이 흐르는 도랑들이 생기리라.
26 또 주님께서 당신 백성의 상처를 싸매 주시고
당신의 매를 맞아 터진 곳을 낫게 해 주시는 날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 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하리라.”

 

 

복음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35─10,1.6-8
그때에 35 예수님께서는 모든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면서,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36 그분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시달리며 기가 꺾여 있었기 때문이다.
37 그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38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10,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어,
그것들을 쫓아내고 병자와 허약한 이들을 모두 고쳐 주게 하셨다.
5 예수님께서 이 열두 사람을 보내시며 이렇게 분부하셨다.
6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가라.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묵상 >

 

 

성경의 말씀이 건조하게만 느껴질 때면

내가 내 마음 상태에 비추어서만 성경말씀을 보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하겠습니다.

 

 

어제 신학교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마쳤습니다. 그렇게 차이가 없을 꺼라고 평정심에 한 쪽 다리와 손을 얹고 있어도

새벽에 잠에서 깼을 때의 마음 부터가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언가 모를 작은 가벼움이 한 구석에서 생겨나 자리하고 있었고,

정신이 조금씩 들면서 또 한 구석에서 느껴진 작은 여유로움은 눈문이나 과제나 시험에 대한 부담이 

생각보다 컸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서품식을 준비하고 또 서품 후에 하게 될 새로운 사도직에 대한 걱정과 설레임이 서서히

그 새로운 공간들에 스며들기 시작함을 느낍니다.

 

그런채 일어나 오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하는데 이런 생각이 크게 와 닿는 것이 있었습니다. 

"성경의 말씀이 건조하게만 느껴져 답답하고 실망스러워 질 때면

 내가 내 마음 상태에 따라서만 성경말씀을 보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하겠다"

 

오늘 복음이 조금 답답하고 힘겹던 지난 잠깐의 시기 동안에는 전혀 저에게

어떠한 감흥이나 메세지를 주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이 복음을 읽고 묵상하고 있는데

서품을 맞이하며 새로운 사도직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겠다는 저의 마음 때문인지

복음의 말씀이 생기 있게 살아 다가오며 힘을 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곧 혼자 피식하고 웃었습니다.

어제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묵상이 너무나 잘 되었기 때문이지요.

오늘 복음 안에서도 이런 말씀이 나옵니다.


"큰 살육이 일어나는 날, 탑들이 무너질 때
높은 산 위마다, 솟아오른 언덕 위마다, 물이 흐르는 도랑들이 생기리라."

 

우리 사람들에게는 이런 어두움과 밝음의 오고 감이 또

시련과 행복의 오고감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연속의 길인 듯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오늘 복음 말미에 이렇게 희망을 주는 말씀을 하시고 계십니다. 

"달빛은 햇빛처럼 되고 햇빛은 일곱 배나 밝아져
이레 동안의 빛을 한데 모은 듯하리라.”

 

하느님의 큰 계획 안에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우리는 그날 그날의 일로 

울고 웃고 돌아서고 화해하고 삽니다. 그러나 그 큰 계획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희망을

발견하는 일은 때로는 긴 기다림을 필요로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희망의 기다림 안에서 울고 웃고 돌아서고 화해하는 삶은

희망없이 그저 닥쳐오는 대로 울고 웃고 돌아서고 화해하는 삶과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만약 하느님 말씀이 멀게만 느껴지고 성경의 말씀들이 생기를 읽고 남의 이야기 같게만 느껴진다면

당황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또 자신을 탓하지도 말고 또 섣부른 결정들은 좀 미루고

묵묵하게 조금 더 기다려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내 마음에 비추어 성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큰 하느님의 계획 속의 희망의 기다림에 비추어

성경을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함께 하느님께 지혜를 청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