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1 대림 제2주간 수요일

제1독서

<전능하신 주님께서는 피곤한 이에게 힘을 주신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40,25-31
25 “너희는 나를 누구와 비교하겠느냐? 나를 누구와 같다고 하겠느냐?”
거룩하신 분께서 말씀하신다.
26 너희는 눈을 높이 들고 보아라. 누가 저 별들을 창조하였느냐?
그 군대를 수대로 다 불러내시고
그들 모두의 이름을 부르시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능력이 크시고 권능이 막강하시어 하나도 빠지는 일이 없다.
27 야곱아, 네가 어찌 이런 말을 하느냐?
이스라엘아, 네가 어찌 이렇게 이야기하느냐?
“나의 길은 주님께 숨겨져 있고
나의 권리는 나의 하느님께서 못 보신 채 없어져 버린다.”
28 너는 알지 않느냐? 너는 듣지 않았느냐?
주님은 영원하신 하느님, 땅끝까지 창조하신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피곤한 줄도 지칠 줄도 모르시고
그분의 슬기는 헤아릴 길이 없다.
29 그분께서는 피곤한 이에게 힘을 주시고
기운이 없는 이에게 기력을 북돋아 주신다.
30 젊은이들도 피곤하여 지치고 청년들도 비틀거리기 마련이지만
31 주님께 바라는 이들은 새 힘을 얻고 독수리처럼 날개 치며 올라간다.
그들은 뛰어도 지칠 줄 모르고 걸어도 피곤한 줄 모른다.

 

복음

<고생하는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28-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8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29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30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 묵상 >

 

오늘 독서에서 우리는 참 자주 느끼는 심정을 하느님께서 먼저 언급해 들려주십니다.

 

“나의 길은 주님께 숨겨져 있고
나의 권리는 나의 하느님께서 못 보신 채 없어져 버린다.”

 

열심히 조금이라도 바르게 살려고 하는 사람일 수록 이런 좌절감을 다 자주 만나는 것 같습니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봉한하는 마음으로 노력하다가도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나 상황들이 닥쳐 올 때면 나도 모르게

'내가 이 꼴 보려고 열심히 살았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정말 나의 이런 노력과 희생을 하느님은 알고 계실까?'

'이런 나의 일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인 것은 맞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커질수록

점점 더 힘을 잃게 됩니다.

세상의 짐들은 점점 더 무거워 집니다.

 

이런 때의 우리에게 예수님은 오늘 복음을 통해 이야기 하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이 말씀이 나의 짐을 좀 덜어 주셔서 내가 자유로워 지게 해주시겠다는 말인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예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멍에를 메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배우라고 하십니다.

 

아무리 그것이 예수님의 것이라 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의 멍에를 메고 그 사람에게 배우면서도

안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쉽사리 수긍가지 않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부림을 당하는 처지가 되어 버리니까요.

 

하지만 예수님의 멍에가 무엇인지 안다면 그 의문은 쉽게 거두어 질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멍게가 다른 사람들의 멍에와 다른 것은 다음 구절에서 알 수 있습니다.

 

 "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씌우는 멍에는 어떤 것일까요?

저는 노을 진 들판에 늙은 농부가 함께 세월을 지내온 늙은 소를 끌고 함께 밭을 갈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 옵니다. 웽웽 거리는 파리를 쫓을 힘도 없어 꼬리만 찰싹 찰싹 흔드는 늙은 소에게 

씌워진 멍에를 거칠고 힘차진 않으나 다부진 손으로 천천히 몰며 함께 터벅터벅 걸어가는 풍경 말입니다.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사람의 멍에를 메어 본 사람이라야

자신도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한 자신의 멍에를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식을 주는 그런 멍에를요...

 

 

< 실천 >

 

예수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내게 씌워진 멍에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씌우고 있는 멍에는 어떤 것인지 살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