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43

20220126 연중 3주 수요일묵상강론 루카 10,1-9 " 예수님께서 지어주신 짝"

20220126 연중 3주 수요일묵상강론 루카 10,1-9 " 예수님께서 지어주신 짝" ⠀ ⠀ "예수님은 제자들을 둘 씩 짝지을 때 어쩧게 짝을 지어 주셨을까?" ⠀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 예전에 했던 묵상이 생각났습니다. 여전히 예수님께서 둘 씩 짝을 지어 파견하신 대목에 마음이 많이 머무르는 걸 보니 여전히 관계는 제 삶에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짝을 지어주셨을까요? 나이순으로? 지역별로? 성격에 맞추어? 아니면 원하는 사람끼리? 그렇지 않으면 무작위로? ⠀ 신학원에서 알콩달콩 티격태격 지내던 시절 상상해 봤던 둘씩 짝을 지은 제자들의 모습에는 그 시절의 저의 고민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었습니다. ⠀ 신나서 같이 뛰어가는 이들, 정답게 이야기 하면서 가는 이들, 답답해서 서로 막 다투면서 가..

20220123 연중 3주 주일 묵상강론 루카 1,1-4;4,14-21 " 두개의 아름다운 에너지"

20220123 연중 3주 주일 묵상강론 루카 1,1-4;4,14-21 " 두개의 아름다운 에너지" 루카복음은 문학적인 서문으로 시작하는 유일한 복음서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복음서를 쓸 때 헬레니즘의 문학양식을 빌어왔습니다. 심지어 누구에게 쓰는 지도 받는 사람도 특정하여 명시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루카 복음사가가 루카 복음서에 담고자 했던 주제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4장 14절에 드러나 있습니다.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우리는 이 의도를 5장 15절과 7장 17절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예수님에 대한 소문들을 온 세상의 다음 세대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어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지금 여러분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서 도저히 그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열..

20220107 주님 공현 후 금요일 묵상강론 루카 5,12 - 16 "치유는 다시 받아들여지는 것"

20220107 주님 공현 후 금요일 묵상강론 루카 5,12 - 16 "치유는 다시 받아들여 지는 것"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나병환자가 치유받는 예수님의 기적을 만납니다. 나병환자는 온몸에 병이 퍼져 매우 괴로운 삶을 사는 중에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나병환자는 자신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는 경험을 합니다. 하루 하루 겪는 갖가지 어려움과 반복해서 저지르는 죄 때문에 답답해 하며 사는 우리에게는 참 부러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기회는 교회 안의 몇가지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 것들을 통해 성령의 활동하심과 함께 오늘 우리에게 더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것이 무언인지 알아보기 위해 먼저 성경에서 나병환자가 어떻게 다루어 지고..

20201230 성탄팔부 6일 목요일 묵상강론 루카 2,36-40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초월과 강생"

20201230 성탄팔부 6일 목요일 묵상강론 루카 2,36-40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초월과 강생" 요즘 메타버스라는 말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도 나와 큰 상관이 없는 이야기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갖고 있는 어느 모임을 메타버스 안에서 몇 번 하게 되면서, 어느새 메타버스는 제 삶 안에 성큼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요즘 이에 관한 책을 읽고 있는데, 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 한 명의 신학자 또 신앙인의 관점에서 이런저런 사유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만나는 한나 예언자를 묵상하는 동안 메타버스에서 만나게 된 초월과 강생의 개념과 한나의 그것을 비교해보게 되었습니다. 메타버스의 메타는 초월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버스는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 단어가..

202112123 대림 4주 목요일 루카 1,57-66 "하느님의 일들과 소명에 대한 응답"

202112123 대림 4주 목요일 루카 1,57-66 "하느님의 일들과 소명에 대한 응답" 어제는 천사와 엘리사벳과 마리아 사이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묵상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는 천사와 즈카르야와 마리아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해 묵상하게 됩니다. 예언서가 줄곧 말해 왔던 일들이 일어나는데에 즈카르야와 성모님은 어떻게 다르게 반응했는지, 또 그 다른 반응이 어떤 일들이 뒤 따르게 했는지 돌아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천사는 즈카르야와 성모님에게 나타나 그들이 아이를 가질 것이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세례자요한과 예수님의 출생예고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예고와 이어지는 대화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는 다소 제게 공감이 되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20211222 대림 4주 수요일 루카 1,46-56 "선교사의 조건"

성모님 생각할 때면 제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메주고리에 성모님의 이미지입니다. 아마제가 제일 먼저 접했던 모습이고, 또 예비자 시절부터 가장 많이 봐 왔던 모습이라 그럴 겁니다. 그성모님은 중년의 아름다운 모습의 여인이시지요. 수도원에 들어와서도 성모님의 전 생애에 대해묵상할 때도 줄곧 성모님의 이미지는 저에게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잘 묵상해 보려고 하니, 문득 청소년 또는 청년 모습의 성모님을 마음에 그려보는 연습이 조금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와 대화를 나누던 때나 오늘 복음에서처럼 엘리사벳을 찾아갔던 때의 성모님의 모습은 그랬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절 그곳의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 어떻게 달랐을까요? 좀처럼 그 시절의 성모님이 ..

20211128 대림 1주 주일 묵상강론 " 미사가 처음인 분들에게" 루카 21,25 - 28, 34-36

20211128 대림 1주 주일 묵상강론 " 미사가 처음인 분들에게" 루카 21,25 - 28, 34-36 한 달에 한 번 정도 미혼모의 집에 있는 몇 분 어머니들을 만나, 인문학 강의나 영성강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만나는 엄마들 대부분은 다른 종교를 갖고 있거나 아예 종교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또 그 곳에 머물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고, 어떤 경우에는 다 처음 만나는 분들인 경우도 있어, 아직도 그곳에 갈 때면 저는 여전히 처음 갔던 날처럼 긴장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합니다. 몇 일 전 강의에서는 함께 한 네 분의 어머니들 중 세 분이 처음 만나는 분들이었습니다. 쭈뼜쭈뼜 시작한 강의는 다행히 엄마들의 수줍은 때론 장난스런 웃음으로 금새 부드러워졌고, 저도 함께 웃으며 시작 때..

20211124 연중 34주일 수요일 묵상강론 '오늘날의 박해' 루카 21,12-19

20211124 연중 34주일 수요일 묵상강론 '오늘날의 박해' 루카 21,12-19 "성당 다니면 죽여버리겠어!" 라는 말을 진지하고 심각하게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 정도까진 아니라도 "성당 다니면 가만 안둘꺼야!"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혹시 있으신가요? 아직 우리 주변에는 이런 말을 들으면서 힘들게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아마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에게는 아마 "좀 성당 좀 다녀라!"라는 말이 더 익숙할 듯 합니다. 저도 그랬지만 그런 말을 들으며 신앙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에게는 박해와 순교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아마 조금은 다를 듯 합니다. 하지만 오늘 복음은 그런 것과는 상관 없이 우리 모두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

20211119 연중 33주 금요일 묵상강론 루카 20,27 - 40 - 우리가 창조된 방식대로 -

2021년 11월 19일 연중 33주간 금요일 루카 20,27 - 40 - 우리가 창조된 방식대로 - 사람이 동물하고 다른 점 중 하나가 경험이나 교육을 통해 배우다는 점입니다. 이런 경험이나 교육은 같은 세대 안에서 일어나기도 하고 세대에서 세대로 전해지기도 하죠. 그런데 가끔 복음 묵상하면서 참 신기한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지난 금요일과 오늘처럼 말이예요. 지난 금요일 우리는 몇 천년 전 있었던 노아와 홍수의 이야기나 룻와 소돔의 이야기를 통해 얻는 교훈을 예수님께서 신약 시대의 사람들에게 선포하시는 모습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신약 시대에도 또 이 천년이 지난 지금도 저를 포함한 우리는 여전히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은 불..

20211108 연중 32주 월요일 묵상강론 (루카 17,1-6) 『깊이 있는 믿음』

20211108 연중 32주 월요일 묵상강론 (루카 17,1-6) 『깊이 있는 믿음』 "신부님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아마 올 한 해 제가 받은 질문 중에 제일 많은 질문이 이것인 듯 합니다. 매일 이런 질문에 답을 하는 일에 제 삶의 상당한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질문은 제가 동반하고 있는 양성기 수사님들에게로부터 오는 것이예요. 그런 때마다 세심한 배려와 올바른 식별을 위해 매번 노력합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올바른 대답을 할 수도 없는 사람도 아니며, 항상 질문을 해오는 수사님들에게 유익한 선택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라는 것 만은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거라도 잘하려고 합니다. 그런 순간들에는 항상 꼬리처럼 오늘 복음의 시작인 17장 1절 주는 메세지가 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