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이 속삭여 주시는 마음의 그림소리/루카복음

20231123 연중 33주 목 묵상강론 루카 19,41-44 “오늘 나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것“

놀이터에서 묵상하기 2023. 11. 26. 22:43

20231123 연중 33주 목 묵상강론 루카 19,41-44 “오늘 나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것“

 


요즘 미사를 시작하면서 또 기도 중에 평화를 자주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화를 잃으며 함께 쉬이 잃게 되는 것, 어린 아이들의 생명에 대해 기도하게 됩니다.

조카를 갖게 된 후 보는 전쟁터의 어린 아이들 사진은 이전과 다르게 다가옵니다.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도 새롭게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지금 우리가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하는 오늘 복음말씀도 조용히 속삭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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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중에 나에게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무엇인가, 또 나의 평화를 빼앗는 것은 무엇인가 묵상해 봅니다.

요즘 침대에 누우면 불쾌한 생각, 헛헛한 마음, 불편한 기억들이 밀려옵니다. 종일 기다렸다 문을 열면 달려오는 강아지 같습니다. 그러면 저는 볼 비비는 강아지의 얼굴을 쓰다듬 듯 손을 뻗어 머리 맡에 핸드폰을 집어 듭니다. 막 맞추어 놓았던 알람의 화면이 채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밝은 화면에 눈을 찌푸리며 잠시 희망의 불을 태웁니다. 기분을 바꾸어 줄 기쁜 문자나, 진부한 오늘에 반전을 줄 뉴스를 기다리면서. 하지만 이 밤에 갑자기 태양이 뜨지 않듯 그런 일도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매일 밤 나는 조금 남은 희망마저 잃는 기분을 몇 번이고 맞습니다. 그러는 중에 평화 마저도 빼앗깁니다. 그리고 밤은 점점 길어집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도 있습니다. 내가 평화를 잃는다고 해서 오늘 복음의 예루살렘 도성처럼 엄청난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침대가 무너진다거나 매트리스가 뽑혀 담요 위로 올라가는 일따위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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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한 생각, 헛헛한 마음, 불편한 기억들이 나의 평화를 빼았을 수록 가장 가까이 있는 핸드폰은 밤이나 낮이나 큰 일을 합니다. 빨리 그 기분에서 벗어나게 해줍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 큰 평화의 빼앗김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것들은 불편한 나름으로 우리 안에게 어떤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도생활 또는 신앙생활이란 건 그것의 의미를 알고 일부러 그것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쉽게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핸드폰이나 술이나 드라마 같은 것들은 불편한 기분이나 기억을 쉽게 없애줍니다. 하지만 이런 선택은 당장은 효과있을지라도 동시에 중요한 것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맙니다. 소소한 행복이나 기쁨을 같은 것들을요. 불편한 것들을 느끼고 거기 머무는 과정은 소소한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과정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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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평화를 가져다 오는 것은 불쾌한 생각, 헛헛한 마음이 들거나, 불편한 기억들이 나를 엄습할 때 마치 종일 기다렸다 문을 열면 달려오는 강아지를 안아주듯 이것들을 안아주는 결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과 함께 머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결단입니다. 그럴려면 핸드폰도 조금 멀리해야겠고요. 그렇게 조금 시간을 들이면 만나기 싫은 것들이 내안에서 일으키는 좋은 일들을 알게 됩니다. 많은 심리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연구도 같은 결과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노아의 홍수, 출애굽 여정, 바빌론 유배, 십자가의 길, 모든 세상의 박해의 시간은 오늘 그리스도교의 정체성의 기둥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각자가 겪는 불편함도 우리가 잘 안으며 겪어가면 우리 각자가 세워갈 영성의 기둥이 될 것입니다. 오늘 밤에도 불편함과 함께 저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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